“핀란드에 친환경 차단기 공급”…HD현대일렉트릭, 유럽시장 공략 가속 전망
현지시각 16일, 핀란드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145kV급 SF6-프리 친환경 고압차단기 14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 5월 스웨덴에 이어 유럽 내 두 번째 공급 사례로, 유럽 전력 시장의 친환경 설비 수요 확산 흐름에서 비롯됐다.
이번에 납품될 고압차단기는 SF6(육불화황)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제품으로, 최신 환경 규제에 적합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차단기는 국내 최초 SF6-프리 기술을 적용해 전력 계통 내 이상 전류 발생 시 장비와 인명을 신속히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핀란드의 EPC(설계, 조달, 시공) 전문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에 적극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스웨덴에 이어 핀란드까지, 유럽 내 고압차단기 수출이 이어진 배경에는 유럽 전역에서 강화되는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있다. SF6는 대표적 온실가스로 기존 고압차단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그러나 SF6의 지구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의 2만3500배에 달해, 최근에는 이를 대체한 친환경 고압차단기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내 친환경 전력 설비 투자 확대가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맞물리면서, 한국·일본 등 전력기기 제조사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전력시장도 같은 추세다. 한국전력공사가 올해부터 신설 변전소에 170kV SF6-프리 고압차단기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측은 “유럽 공급 확대와 함께 중동, 미국 시장 사업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에도 345kV 고압차단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420kV급 친환경 모델 성능 검증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24억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글로벌 차단기 시장은 2032년 429억달러(약 56조 원)로 8% 이상 연평균 성장할 전망이다. 핀란드 등 유럽에서의 시범 공급과 입지 확보는 HD현대일렉트릭의 미래 실적 및 국제 공급망 재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ESG 및 친환경 설비가 전력산업의 글로벌 표준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투자업계는 유럽 내 추가 수주와 국제 실적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한층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제조사의 친환경 제품 경쟁력이 앞으로 유럽 내 탈탄소 전환과 글로벌 산업구조 변화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