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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한밤의 그리움 속 단 한줄”…SNS를 적신 형제 상실의 고백→가족 위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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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한밤의 그리움 속 단 한줄”…SNS를 적신 형제 상실의 고백→가족 위한 다짐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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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머문 사진 한 장에 담긴 진실은 단어 너머로 번지는 울림을 남겼다. 뮤지컬 배우 이석준은 세상을 먼저 떠난 친형을 향한 끝없는 그리움을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 SNS에 전했다. 밝은 농담과 쓸쓸한 뒷모습이 교차하던 그의 메시지에는, 견딜 수 없는 상실과 가슴 깊이 남은 사랑이 진하게 맺혔다.

 

이석준이 세상을 등진 형을 향해 남긴 글에는 웃음을 빙자한 속상함이 여과 없이 담겼다. “나한테 이렇게 독박 씌워놓고 가는 게 말이 되냐”, “어릴 때 나만 예뻐했다고 복수하는 거냐”는 뜨거운 토로는 형제간 쌓여온 억울함과 아쉬움을 문득 떠올리게 했다. 익숙했던 얼굴을 떠올리며 “형이랑 닮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존심이 상한다”는 고백 역시, 비극적 상실이 가져온 흔들림을 숨기지 못했다. 조용하면서도 솔직한 태도는 그의 마음속 슬픔, 그리고 남겨진 자리의 무거움을 더욱 진하게 부각했다.

“흔들린 마음, 깊어진 그리움”…이석준, 형제상 고백→SNS에 눈물 남겼다
“흔들린 마음, 깊어진 그리움”…이석준, 형제상 고백→SNS에 눈물 남겼다

가족을 위해 눈물조차 삼킨 장남의 속내도 깊게 드러났다. “너 때문에 내가 울 수가 없다. 나도 울고 싶은데 엄마 아빠 형수 조카들 앞에서는 울 수가 없다”는 구절에서는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린 조카들을 위해 “내가 아빠 노릇 해보겠다”는 다짐은 애틋함 속 다부진 약속이었다. 이석준은 또 “엄마를 위해 그곳에서 기도해달라”는 바람을 전하며, “내가 아무리 웃겨줘도 그건 잠시일 뿐”이라고 가족에게만 털어놓은 진짜 슬픔을 내비쳤다.

 

짧은 SNS 글 사이에도 “우리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확실히 느꼈지? 반성하자. 형 미안해. 내가 좀 더 잘해줄 걸”이라는 후회가 절절하게 번졌다. 익살과 농담을 섞어 전하면서도, 미처 다하지 못한 사랑과 송구함, 그리고 남은 가족을 위한 굳은 의지가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이석준의 친형은 향년 59세로 세상을 떠났다. 삶의 공백이 너무도 크게 느껴진 나날 속, 이석준은 연극 ‘킬 미 나우’ 캐스트 변경과 함께 형제상 소식을 직접 알렸다. 1996년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데뷔, ‘벚꽃동산’ ‘투모로우 모닝’ ‘더 헬멧’ ‘엘리펀트 송’을 거쳐 찬란한 무대 인생을 걸어온 이석준의 사연은 김이식 감동을 자아냈다. 2007년 배우 추상미와의 결혼 역시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었다.

 

무대 위 캐릭터를 넘어, 무대 밖 이석준의 인간적인 슬픔과 다짐이 SNS를 통해 세상에 전해졌다. 허전을 삼키고 가족 품으로 돌아간 그의 진심은 대중의 마음에 뜨거운 여운을 남겼다. 이석준은 남겨진 이들을 보듬으며, 삶과 무대 사이에서 여전히 따뜻한 서사로 걸음을 이어갈 것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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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sns#형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