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슈퍼카 한계 넘었다”…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로 고성능 전기차 새 판 짠다
전기차 업계가 최근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6N 공개로 술렁이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당당한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처음 선보인 가운데, 전통 내연기관 슈퍼카와의 정면승부를 선언하며 글로벌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전동화 고성능’ 행보가 향후 자동차 산업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7월 10일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아이오닉6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장에서 직접 힐클라임 코스까지 주행한 이번 모델은 전·후륜 합산 650마력(478kW)과 최대 토크 770Nm의 강력한 힘, 3.2초 만에 시속 100km를 주파하는 가속력이 특징이다. 84.0kWh의 대용량 배터리와 획기적인 냉각·제어 시스템을 도입, 트랙과 일상 모두에서 퍼포먼스와 안정성을 결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개발 배경엔 ‘고성능 전기차=슈퍼카’라는 글로벌 인식 변화와, 산업 내 기술 전환 압박이 겹쳐 있다. 포르쉐 타이칸 등 유럽 고성능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며, 현대차가 자체 모터스포츠 경험과 롤링랩 프로젝트에서 축적한 데이터, 첨단 공력 설계를 집약한 점이 핵심이다. 이번 신차엔 N 그린 부스트, N런치컨트롤, 11단계 토크 분배, 전용 서스펜션 등 ‘운전 재미’와 트랙 내구성을 동시에 겨냥한 다양한 기술이 투입됐다.
업계 반응도 뜨겁다. 대기업 중심의 전동화 고성능 시장 형성에 속도가 붙으면서, 경쟁업체 역시 모터·배터리 기술 투자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반면 중소 부품사는 경량 소재, 냉각 기술 등 새로운 부품 수요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N, 6N 등 고성능 N브랜드 라인업 확대로 수익 구조 리세팅에 나서고, 실제 운전 경험 기반의 차별화 마케팅도 병행할 계획이다.
정부도 이 같은 기술·사업 전환에 발맞춰 고출력 배터리 산업 및 전장부품 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환경규제와 배터리 안전기준 관련 제도 개편,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전동화 전환에 취약한 중소 부품사 지원, 충전 인프라 확대 등 남은 과제도 지목된다.
자동차 전문가는 “아이오닉6N 등장의 본질은 친환경·전동화 흐름 속에서도 기술적 쾌감을 지속 추구하는 시장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라면서 “일본, 독일과 달리 국내 전장부품·주행제어 부문의 독자 길을 탐색하는 것이 한국 산업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르쉐 타이칸 대항마의 등장이 글로벌 고성능차 지형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오닉6N을 주축으로 한국 전기차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지, 정책과 시장 속도 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