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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바다와 붉은 골목”…인천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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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바다와 붉은 골목”…인천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일상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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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복잡한 즐길거리보다 한 도시의 고유한 매력, 지금 내게 닿는 감각을 중시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인천은 그런 의미에서, 조용한 하루에 다양한 빈틈을 채워주는 도시다.

 

요즘 SNS에서는 컬러풀한 골목과 시장, 바다가 어우러진 인천 여행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18일 오후, 흐린 하늘 아래 24.9도를 기록한 이 도시는 오랜 개항의 자취와 현대적인 일상이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붉은 문양과 이국적 분위기의 중구 차이나타운에서는 골목마다 중국 요리의 향이 퍼지고, 손을 잡은 가족 여행객들이 거리의 풍경에 발길을 멈춘다. 동화책을 꺼낸 듯한 송월동동화마을에서는 아이와 어른 모두, 알록달록한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소박한 추억을 수집한다. 거리는 조용하고 쾌적하게 가꿔져, 누구라도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걷게 된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인천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인천

이런 인천의 매력은 도시 밖, 바다로 이어진다. 영종도의 해안선은 번잡함과 잠시 이별해야 할 때 찾는 안식처 같은 곳이다. 한적한 해변, 바람, 어렵지 않은 산책길에 이르면 바다가 건네는 조용한 위로를 저절로 느끼게 된다. 해 질 녘이면, 섬 전체가 빛과 노을로 물들고, 바다 앞에 선 여행자들은 찰나의 평온과 함께 깊은 숨을 내쉰다.

 

이런 변화는 여행자의 목소리에서 잘 드러난다. 커뮤니티에는 “아이와 함께 걷던 숲길과 골목의 풍경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짧은 시간에도 충분히 리셋되는 기분을 경험했다”는 고백이 흔하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지금 여행의 본질은 대단한 이벤트보다 일상의 색다른 무드를 찾으려는 시도에 있다”고 말한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인천을 고른 사람들은 말한다. “분주하지 않아 더 좋았다”,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가 환대해주는 기분이었다.” 머무는 동안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어도 괜찮았다. 흐린 하늘 아래 차분했던 해안과 골목이 평범한 일상에 작은 온기를 더해주었다.

 

작고 사소한 여행의 발걸음이 모여, 우리 삶의 감도와 방향은 조금씩 바뀐다. 오늘의 인천은 누구나 잠시 머물고 싶은 ‘나만의 쉼표’ 같은 공간일지 모른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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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차이나타운#영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