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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청탁 대가로 고가 그림 전달 의혹”…김상민 전 검사, 구속 심사대에 서다
정치

“공천 청탁 대가로 고가 그림 전달 의혹”…김상민 전 검사, 구속 심사대에 서다

한지성 기자
입력

정치권을 뒤흔든 ‘공천 청탁’ 혐의를 둘러싸고 김상민 전 부장검사와 특별검사팀이 강하게 맞붙었다. 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의 미술품을 전달하고 총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검이 김 전 검사에 대해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돌입했다. 김 전 검사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특검의 수사권 남용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구속 영장실질심사에는 김 전 검사가 오후 1시 16분께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에게 “특검은 일단 구속을 한 뒤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라며 “구속이라는 제도가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수사 편의를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검사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당일 저녁, 늦어도 18일 새벽에 결정될 전망이다.

특검이 밝힌 핵심 쟁점은 2023년 2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구매액 1억원 상당)을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에게 전달하며 4·10 총선 공천을 청탁했다는 점이다.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에는 김 여사가 그림 수수자로 명확히 적시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당시 공직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수자로 특정돼야 하지만, 김 전 검사가 소환 요구에 불응해 일단 김 여사를 수수자로 적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상민 전 검사는 “그림은 김 씨의 요청으로 대신 사준 것뿐이며 공천 청탁은 없었다”며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또 김 전 검사가 총선 출마 준비 과정에서 사업가 박모 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병과했다. ‘코인왕’으로 알려진 박씨는 스캠코인 ‘포도’ 사건 등 800억 원대 자금 횡령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한편, 김 전 검사는 지난해 9월 현직 부장검사로 재직하며 경남 창원 지역 유권자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란 문자메시지를 발송,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적절성 논란을 빚었다.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는 “김건희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실제 공천 심사에서는 탈락, 넉달 뒤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돼 특검팀이 이 과정에도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의 파장이 21대 총선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가족을 둘러싼 논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 수사 결과와 김 전 검사의 구속 여부가 향후 정국의 중대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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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김건희#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