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흐린 하늘 아래 빛나는 괌 여행”…소나기 예보에도 인기 명소는 여전히 설렘
라이프

“흐린 하늘 아래 빛나는 괌 여행”…소나기 예보에도 인기 명소는 여전히 설렘

이소민 기자
입력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파란 하늘보다 그곳에 머무는 순간의 감정이, 화창함보다 여행지의 다양한 얼굴이 더 중요해진다.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괌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요즘 괌에는 구름과 소나기가 잦다. 30일 오후 기준 현지 기온은 27도, 하지만 체감온도는 34도까지 올라갔다. 습도는 90%를 기록하며 온몸에 끈적이는 열기가 퍼진다. 예전 같으면 '여행하기엔 아쉽다'고 여겨졌지만, 지금 괌은 흐림과 소나기 속에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사진 출처 = pixabay
사진 출처 = pixabay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투몬비치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눈이 부신 모래사장이 맞아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면, 해변을 따라 난 산책로에서 느끼는 석양과 야자수의 실루엣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관광객 이모(29)는 “짙은 구름 사이로 바다가 더 깊게 보인다”며 “비가 와도 괌은 시간을 느리게 만든다”고 고백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태풍과 스콜 시즌에도 괌의 주요 여행지는 예년과 비슷한 관광객 수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안내소에 따르면 “비 예보가 있어도 가족 단위 방문객, 신혼여행 커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더 정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국립야생보호구역인 리티디안 비치가 손짓한다. 사람의 손길이 덜 닿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어, 여행 중 한적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적합하다. 전문가들은 “날씨의 영향을 줄이고 싶다면, 잠깐의 비는 오히려 숲의 냄새와 바람을 더 선명하게 느끼게 해준다”고 조언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이나라한 자연풀장에서의 시간도 소중하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기에 안전하다 보니,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추천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흐림이 오히려 사진을 멋지게 만들어준다”, “관광지 줄이 줄지 않아 더 여유롭다”고 적은 이들도 늘었다. “비 맞으며 걷는 해변, 그게 더 괌 같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비가 잦은 요즘, 괌에선 맑음 하나만을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도 자연, 문화, 그리고 순간의 감정을 깊이 느끼며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소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투몬비치#사랑의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