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 무너진 벽을 두드렸다”…방판뮤직에서 이찬원과 터진 눈물샘→직장인 심장까지 울리다
음악이 문을 열던 이른 저녁, ‘방판뮤직: 어디든 가요’가 낯선 회의실을 아름다운 공연장으로 바꾼 순간이 피어올랐다. 조혜련, 이찬원, 웬디, 대니 구가 평범한 회사의 문을 예고 없이 넘나들었을 때, 평소와는 다른 숨결이 사무실 구석구석을 적셨다. 웃음과 감동, 잊어버린 꿈이 뒤섞인 장면이 직장인들의 일상에 오래 남았다.
가장 먼저 귓가를 두드린 것은 조혜련의 20년 만의 ‘아나까나’ 완곡 무대였다. 2005년 방송 불가 판정의 벽을 넘어 KBS 심의를 드디어 통과한 이 곡은, 조혜련의 오랜 열망과 집념을 품고 현장에 울려 퍼졌다. 조혜련은 멤버들과 손끝까지 맞추며 완성한 경쾌한 군무로, 신나는 에너지와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익숙한 듯 낯선 무대와는 달리, “회의 중에 들어본 적은 없다”는 그녀의 고백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묵은 시간의 조심스러움과 오늘의 기대가 함께 빛난 무대였다.

이어 이찬원이 선보인 곡은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이었다. 그는 친구들과의 겨울 강릉 여행에서 처음 이 노래를 만난 순간을 고백하며, 그 안에 담긴 서로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전했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는 말처럼, 회사 막내 직원의 눈시울까지 적셨다. 이찬원의 섬세한 음색과 담담한 위로는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잠깐의 휴식을 안겨줬다.
웬디의 무대에서는 직원과의 깜짝 듀엣이 펼쳐졌다. “군 생활과 대학 생활의 위로였다”는 팬의 고백에, 웬디는 ‘오르막길’을 함께 부르며 회의실을 또 한 번 응원과 열기로 가득 채웠다. 그들의 노래는 현실의 무거움을 잊게 해주는 위로였고, 꿈이 멀게만 느껴졌던 공간을 한순간 음악으로 환하게 물들였다.
‘방판뮤직: 어디든 가요’ 팀은 이날 눈에 띄는 긴장감 속에서 한순간 모든 분위기를 따뜻하게 반전시켰다. 조혜련이 되찾은 무대의 설렘과 이찬원이 건넨 진실한 노래, 그리고 웬디가 팬과 나눈 소중한 합창은 모두의 마음에 남을 특별한 장면이 됐다. 서울 강남 한복판, 익숙한 일터에서 잠시나마 현실을 넘어서 음악과 여운을 깊이 마주했던 시간이었다. 한편 '방판뮤직: 어디든 가요'는 이날 오후 10시 4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