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1㎞ 직격탄도 벽에 막혔다”…이정후, 애리조나전 침묵→5경기 무안타 고전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 모인 관중 앞에서, 이정후의 방망이는 이날도 무거웠다. 시속 161㎞의 빠른 타구마저 상대 야수의 호수비에 가로막히며, 침묵의 행진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타격감 회복을 바라는 팬들의 바람과 달리, 이정후는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며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걸어야 했다.
이정후는 17일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의 시속 162㎞ 직구를 정타로 받아쳤지만 2루수 정면 땅볼로 아웃됐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시속 154㎞ 타구가 케텔 마르테의 차단에 막혔다.

6회에 터진 좌중간 타구는 시속 161㎞로 93m를 날아갔다. 그러나 기대치 0.670을 자랑하던 이 타구마저 애리조나 중견수 알렉 토머스의 다이빙 캐치에 걸리며, 끝내 기록지에 아웃으로 남았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1루수 앞 땅볼에 머물렀다.
결국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은 0.264에서 0.262(530타수 139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11일 애리조나전 이후 5경기 연속 안타 생산이 멈춘 셈이다.
팀 분위기도 무거웠다. 샌프란시스코는 애리조나에 5-6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4연패에 빠졌다. 9회말 승부처, 라이언 워커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만루 위기가 만들어졌고, 조던 로라의 내야 안타가 치명타였다.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순위 싸움에서 3게임 차로 밀리게 됐다.
메이저리그의 잔인한 흐름 속에서,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모두 쫓기는 시간을 견디고 있다. 팬들의 응원은 그들의 굳은 눈빛에 다시 한 번 모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치열한 순위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