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복제약 첫 FDA 승인”…테바, 미국 비만치료제 시장 판도 바꾼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의 복제약(제네릭) 등장으로 비만 약 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테바 파마슈티컬스가 리라글루타이드(상품명 삭센다) 기반 비만치료제의 제네릭 제품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으면서 시장 변화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기존 원조 약물의 특허 만료와 함께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테바는 지난 28일(현지 시간) 삭센다 제네릭이 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승인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제네릭으로, 기존보다 접근성이 확장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해당 제품은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과 체중 60㎏ 이상인 청소년(12~17세)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목적의 치료제로 처방될 수 있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관여한다. 삭센다는 2014년 미국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으면서 대형 비만치료제 시장을 다시 개척한 약물이다. 테바의 제네릭 출시로 환자는 동일 성분, 동등 효능의 치료제를 더 낮은 가격에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존 삭센다는 일일 투여, 평균 7.5% 감량(임상 56주) 효과를 보였으며,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 15% 감량(임상 68주) 성과를 나타낸 바 있다.
시장에서는 GLP-1 비만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가격 장벽과 보험 적용 한계로 환자 접근성이 낮았던 문제가 있었다. 제네릭 등장은 원조 약물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처방이 가능해져 수요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테바 역시 “이번 제네릭 출시는 미충족 수요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바이오 시밀러·제네릭 주도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삭센다의 글로벌 연매출은 2023년 기준 1억6500만 달러(약 2300억원)에 달하며,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도 미국 특허가 2031년 만료 예정이다. 비만치료제 패러다임을 바꾼 GLP-1 계열 신약의 특허가 만료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다양한 후발 제약사의 제네릭 진입이 예상된다.
한편, 국내에서는 한독이 2023년 글로벌 파트너사 바이오콘과 협력해 리라글루티드 제네릭 비만치료제 국내 유통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제네릭 허가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내외 제약 업계의 전략적 협업 및 연구개발 강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제네릭 보급이 본격화되면, 약가를 둘러싼 경쟁과 환자 접근성 개선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허와 규제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계는 복제약 시장 확장과 기존 신약의 특허 방어 움직임, 그리고 규제기관의 안전성 심사 등 다양한 변수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