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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관중 영구 퇴장”…케텔 마르테, 어머니 모욕 사건→MLB 전 구장 출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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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관중 영구 퇴장”…케텔 마르테, 어머니 모욕 사건→MLB 전 구장 출입 금지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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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분노가 교차한 순간이었다. 그라운드 한 켠에서 애써 침착을 유지하려던 케텔 마르테의 두 눈에는 슬픔이 고스란히 드리워졌다. 모욕적인 발언 앞에서 마르테는 결국 이성을 잃었고, 눈물을 떨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는 현지시간으로 25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필드에서 치러졌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두 팀이 맞부딪치며 선수단은 긴장된 분위기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패륜 관중 영구 퇴장”…케텔 마르테, 어머니 모욕 사건→MLB 전 구장 출입 금지 / 연합뉴스
“패륜 관중 영구 퇴장”…케텔 마르테, 어머니 모욕 사건→MLB 전 구장 출입 금지 / 연합뉴스

전반전 내내 양 팀은 신중하게 플레이했고, 관중석에서는 응원과 환호가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 중 한 관중이 내야수 케텔 마르테에 대해 도를 넘은 야유와 조롱을 퍼부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 관중은 2017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마르테의 어머니를 언급하며 모욕적 언사를 쏟아냈다. 그 순간 마르테는 현장에서 눈물을 보였고, 동료 선수들과 코치진은 다가가 그를 다독였다. 모욕 발언의 여파는 미국 야구계 전체로 퍼졌다.

 

화이트삭스 구단은 즉시 해당 관중을 찾아내 퇴장 조치를 단행했다. 더불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30개 구단이 협력해 그 인물에게 전 구장 영구 출입 금지라는 강경한 제재를 내렸다. 애리조나 구단 또한 공식 항의문을 제출하며 선수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윌 베너블 화이트삭스 감독은 “어떤 선수도 그런 비난을 받아선 안 된다”고 밝히며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건이 공개된 뒤 SNS와 팬 커뮤니티에는 분노와 위로, 연대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마르테의 어머니를 기리기 위한 애리조나 구단 재단 모금에는 하루 만에 1만1천달러 이상의 성금이 답지했다. 화이트삭스 구단 역시 다음 경기에서 마르테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우며 연대의 뜻을 드러냈다.

 

애리조나는 곧이어 3연전 일정을 소화하며 선수단 결속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메이저리그는 팬 윤리와 관중 관리 강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리그 전 구장 영구 출입 금지라는 결정은 선수 존엄을 우선시하는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 때론 응원이 상처로 남곤 한다. 이날 케텔 마르테의 눈물은 야구가 단순한 승부를 넘어 인권과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면이었다. 메이저리그 관중 문화의 새로운 분기점이 된 이번 사건은, 향후 리그 내 선수 보호와 팬 매너 강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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