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섬에서 물놀이, 사원에 잠시 머문다”…폭염 속 나트랑의 여름나기
라이프

“섬에서 물놀이, 사원에 잠시 머문다”…폭염 속 나트랑의 여름나기

박다해 기자
입력

요즘 나트랑을 찾는 여행자들은 뜨거운 바람을 온몸으로 느낀다. 예전엔 계절 따라 떠나는 남국의 바다가 단순한 낭만이었지만, 지금은 숨이 턱 막히는 폭염 속 이국 풍경 자체가 또 다른 여행의 일부로 다가온다.

 

실제로 7월 30일 오후, 베트남 나트랑의 기온은 35도, 체감온도는 44도를 넘겼다. 자외선 지수는 '위험'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렇게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해변 도시의 진짜 얼굴을 보고 싶은 이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한 여행자는 “낯선 곳에서 맞는 더위여서 그런지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표현했다.

사진 출처 = pixabay
사진 출처 = pixabay

이런 변화는 나트랑 곳곳 명소의 풍경에서도 느껴진다.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나트랑 해변엔 해돋이 때부터 일찍 나온 산책객들이 하나둘 남긴 발자국이 이어진다. 해가 가장 뜨거운 한낮엔 해변 그늘이나 호텔 실내 풀장으로 피신하는 이가 많다. 저녁녘 햇살이 한풀 꺾이면 다시 바닷가엔 수영과 산책을 즐기는 여행자가 늘어난다. 폭염 속 여행 경로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다.

 

역사와 명상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뽀나가르 참 탑’으로 이어진다. 고풍스러운 힌두교 유적지인 이곳은 나무 그늘과 두꺼운 벽돌 건축물 덕분에 무더위 속에서도 잠시 쉬어가기 좋다. 또 시내에 있는 ‘롱선사’ 역시 거대한 불상과 고요한 산책길이 인상적인 명소로, 한 여행객은 “밖은 숨이 막히지만, 사원에 앉아 있으면 묘하게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고백했다.

 

아이들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실내 공간을 선호한다. 나트랑 국립해양박물관은 수중 생태계 전시관이 갖춰져 있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다양한 어종을 만나볼 수 있다. 종일 리조트에서 여유를 만끽하길 원하는 이들은 ‘빈펄 리조트’로 향한다. 스파, 야외수영장, 전용 해변에 케이블카까지, 한 번 머무르면 밖으로 나갈 생각이 저절로 사라진다.

 

아일랜드 호핑을 꿈꾼다면 ‘혼총섬 투어’가 해답이다. 바다 위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며, 더위도 잠시 잊게 된다. SNS에선 “해수욕도, 실내 수족관 구경도, 사원 산책도 날씨따라 자유롭게”라는 인증글이 종종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무더위가 여행지의 선택과 동선을 바꾼다”고 본다. “도시의 기온만 쫓기보다, 아침과 저녁을 중심에 두거나 실내외 체험을 섞어서 일정을 설계하면 폭염 속에서도 일상과 다른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폭염에 바다로 가는 건 상상도 못했지만, 조용한 사원 풍경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됐다”거나, “여름 바닷가 여행은 역시 물놀이와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최고”라는 평이 이어진다.

 

나트랑의 여름은 결코 쉽지 않은 계절이지만, 여행자들은 그 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발견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박다해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나트랑#뽀나가르참탑#빈펄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