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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조제약 경쟁에 매출 전망 대폭 하향”…노보노디스크, 주가 폭락에 글로벌 제약시장 충격
국제

“복합 조제약 경쟁에 매출 전망 대폭 하향”…노보노디스크, 주가 폭락에 글로벌 제약시장 충격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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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29일, 덴마크 코펜하겐 증시에서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 주가가 장중 29.8%까지 폭락한 뒤 23%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세계 최대 비만치료제 생산업체로 성장해온 노보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매출 성장 둔화와 하반기 실적 악화 전망을 밝히며 투자자 불안을 증폭시켰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700억 달러(약 97조 원)가 증발하는 등 글로벌 제약업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날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21%에서 8~1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복합 조제약(compounded drug)’을 이용한 경쟁 제품이 미국 내 환자 맞춤형 제형 제조 규정을 활용해 확산되며,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다. 이로 인해 올해 누적 주가 하락률은 44%에 달하게 됐다.

‘노보노디스크’ 주가 23% 급락…실적 전망 하향에 시총 97조 원 증발
‘노보노디스크’ 주가 23% 급락…실적 전망 하향에 시총 97조 원 증발

회사 측은 현지 규정상 승인된 의약품 복제는 금지돼 있지만, 복합 조제약 조항 허점으로 경쟁 제품이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는 점을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노보노디스크 경영진은 위기 대응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로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를 새로 임명했으나, 시장은 인사 변화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덴마크 최대 기관투자자 중 하나인 ‘유니온 인베스트먼트’ 소속 마르쿠스 만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적 전망 하향폭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노보노디스크는 복합 조제약 문제에 회사가 생각한 것보다 더 깊이 직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투자사 ‘바노르 심’의 안젤로 메다 주식 부문 책임자는 “노보노디스크가 인기 종목에서 하룻새 최악의 종목으로 전락했다”며 “불법적 경로를 통한 유통과 시장 점유율 상실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USA) 내 맞춤형 제형 조제 규정이 글로벌 제약시장 질서에 미치는 영향과, 비만치료제 시장의 급격한 경쟁구도 변화를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주요 외신들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기는 전체 제약업계 불확실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고, 블룸버그는 ‘복합 조제약 확산이 시장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 시장 내 복합 조제약 확산과 경쟁사의 점유율 잠식이 한동안 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을 낳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향후 노보노디스크의 실적 회복 전략과 업계·규제당국의 대응이 글로벌 제약시장 구조 변화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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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위고비#복합조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