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은중과 상연’에서 나이의 그림자…감정 곡선이 흔들린다”→영겁의 우정에 스며든 성장의 온도
따사로운 미소로 시작된 우정은 김고은이 그려내는 섬세한 눈빛 속에서 세월을 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김고은은 단시간을 뛰어넘는 서사와 조용히 번져가는 감정의 결을 밀도 있게 그림으로써 새로운 매력을 예고했다. 박지현과 이룬 호흡은 10대부터 40대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마다 우정의 결이 어떻게 달라지고, 누적되는지 보여주며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고은이 맡은 은중은 무심한 듯 다정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는 질투와 불안, 그리고 오랜 외로움이 서려 있다. 고등학교 시절 단짝이 된 상연에게 끌리면서도 상연을 부러워했고, 20대의 은중은 새로운 재회 앞에서 반가움과 머뭇거림, 그리고 오랫동안 감추어온 시기심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삶과 시간에 대한 회한이 녹아든 30대에 다시 만난 두 인물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거리감을 경험한다. 사랑만큼 질긴 우정이지만 이별과 성숙이란 이름의 바람 앞에서는 늘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서로 멀어진 뒤 다시 붙잡은 순간, 40대의 상연은 말기 암에 걸려 마지막을 선택하며 은중에게 스위스행을 동행해 달라 요청한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오래된 우정의 의미를 돌이켜보는 순간에서 김고은은 나이의 변화만큼 짙어진 감정선을 눈빛과 목소리, 제스처에 담아냈다.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보다 더 선명한 내면의 표정 연기가 돋보이며, 솔직함과 단단함을 동시에 품은 캐릭터로 진폭 넓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청춘물의 아이콘에서 ‘파묘’ 속 화림, ‘대도시의 사랑법’, ‘유미의 세포들’을 넘어, 김고은은 이번에도 또 한 번 자기만의 해석과 존재감으로 대중 앞에 선다.
‘은중과 상연’은 두 여성의 성장과 우정, 선택의 순간을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극 중 김고은은 시간을 지나는 은중을 완성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까지 두드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