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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연준 압력, 심각한 정책 오류 부를 수 있다”…전직 인사들, 독립성 훼손 경고
국제

“트럼프의 연준 압력, 심각한 정책 오류 부를 수 있다”…전직 인사들, 독립성 훼손 경고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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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9월 11일, 미국(USA) 듀크대학교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전직 인사 대다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이 연준의 금리정책 오류로 이어질 위험이 "극심하거나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독립성 문제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직접적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이 다시 불거진 시점에서 실시돼,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 구조와 그 파급효과에 대한 경계심을 보여주고 있다.

 

설문은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연준 이사,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실무진 출신 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24명(96%)이 백악관의 정치적 간섭이 통화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경기 부진 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성급히 단행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으며, "정치권 압력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근본 가치를 약화시킨다"고 덧붙였다.

연준 전직 인사 96%, “트럼프 압력에 통화정책 실수 위험 심각”
연준 전직 인사 96%, “트럼프 압력에 통화정책 실수 위험 심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재임 시절부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잇따라 금리 인하를 요구했고, 최근에도 연준 이사직에 측근을 지명하는 정치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조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 후임으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이 임명됐으며, 트럼프는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 혐의로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통보한 바 있다.

 

설문 응답자들은 앞선 정치적 압력 상황에서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쏠릴 경우,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신뢰성과 미국 국채 시장의 안정성이 저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듀크대 보고서는 일부 인사들이 "정치권이 연준 이사진 및 지역 연은 총재 해임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면 중앙은행의 핵심 독립성이 파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의 연준 개입 가능성은 글로벌 투자자에게도 불안 요소"라며, "정치와 중앙은행 사이의 경계가 흐려질 경우, 자본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에서 연준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관련해선, 응답자의 절반이 올해 두 차례(0.25%p씩) 인하 전망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 반면, 나머지는 1~2회 또는 3회 이상의 인하를 점쳐 전망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구성 변화와 트럼프의 직접적 인사 개입이 통화정책 기조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흐름은 연준의 독립성과 정책 신뢰성, 그리고 국제 금융질서에도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제사회는 연준의 정책결정이 정치권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 경제의 건전성 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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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연준#fo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