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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쿼터 전격 비공개”…중국, 공급 통제 강화에 글로벌 시장 불안
국제

“희토류 쿼터 전격 비공개”…중국, 공급 통제 강화에 글로벌 시장 불안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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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8일, 중국(China) 정부가 2025년 희토류 채굴 쿼터를 사상 처음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6월에야 일부 기업에 비공개로 통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희토류 쿼터 발표를 둘러싼 이례적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 산업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 없이 ‘안보 이슈’ 명목으로 일부 기업에만 쿼터 수치를 전달하고 외부 유출을 금지하면서, 업계는 한층 강화된 통제 정책으로 긴장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연 2회 희토류 채굴 및 제련·분리 쿼터를 공개해 왔으나, 2025년 들어서는 1분기 내내 발표를 미루다가 6월 들어서야 처음으로 제한적으로 알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쿼터 규모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보안 강화는 글로벌 희토류 시장의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공급망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분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7만 톤(2023년 기준)의 쿼터를 발표한 바 있다.

중국, 희토류 채굴 쿼터 비공개 통보…통제 강화에 시장 긴장
중국, 희토류 채굴 쿼터 비공개 통보…통제 강화에 시장 긴장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쿼터제 운영과 대기업 중심의 합병 정책을 병행하며, 희토류 산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 쿼터기업 수가 6개에서 2개 국유기업(‘베이팡시투’ 등)으로 축소된 점은 시장 집중도를 높이고, 국가 주도 통제력을 확대한 사례로 꼽힌다. 한편, 올해 쿼터 통보 지연의 배경에는 2월에 제기된 ‘수입산 희토류 쿼터 포함’ 쟁점이 자리했으며, 이에 일부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한 사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통제 강화 및 비공개 정책은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와 맞물려 글로벌 희토류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USA) 트럼프 행정부는 금년 4월 중국산 희토류 등 전략물자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125% 관세와 주요 희토류 7종의 수출 통제를 맞대응 카드로 꺼내들었다. 5월 1차 협상에서 양국이 한시적으로 관세를 완화하는 데 합의하고도,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남아 있었다. 6월 2차 협상에서도 희토류가 핵심의제로 다시 부상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수출 허가 심사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광물자원법 등 자원관리 관련 법령을 개정하며 기술·군사적 용처의 희토류 공급에 실질적 장벽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예측 불가한 쿼터 운영, 공급 제한 정책 및 미중 첨예한 무역 대립이 심화되는 만큼, 관련 산업·투자환경에도 중대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중국의 조치를 “기술패권 분쟁의 신호탄”으로 평가했고, 니케이아시아는 “글로벌 전기차·반도체 생태계에 미칠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주요국이 기술·물자 자립화와 서플라이체인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미중 기술냉전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쟁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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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희토류#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