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선수 위촉식”…천안시티FC, 화재 유가족과 다시 한 번→그날의 아픔을 품다
2003년 그날, 천안종합운동장의 공기는 왠지 모르게 무거웠다. 오래도록 가슴 깊이 남아 있던 그날의 슬픔이 다시 무대 위에 오르자, 관중석에는 묵직한 침묵과 박수가 동시에 번졌다.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았던 천안초 화재 참사의 상처 속, 두 명의 축구부원이 다시 그라운드로 걸어 나왔다.
천안시티FC는 12일 열리는 K리그2 20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2003년 천안초 축구부 합숙소 화재 사고를 겪었던 윤장호 씨와 김민성 씨를 명예 선수로 위촉하기로 했다. 화재 사고는 당시 숙소에 있던 축구부원 24명 중 9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두 선수가 명예 선수로 위촉되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추억이 아닌, 지역사회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와 연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행사는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화성FC와의 경기 시작 전, 유니폼을 입은 윤장호 씨와 김민성 씨가 그라운드를 밟고, 참사 이후 삶을 이어온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가 쏟아질 전망이다. 또한 화재 사고로 친형을 잃은 천안초 출신 강민우 씨가 매치볼 딜리버리를 맡으며 사연과 기억을 함께 전한다.
구단 관계자는 "지역의 아픈 기억을 외면하지 않고, 그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지금도 꿈을 잇고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시간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천안시티FC는 홈경기마다 지역사회와 슬픔, 희망을 공유하는 행보를 이어오며, 축구가 주는 치유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예정이다.
박수 속에 걸어 들어가는 명예 선수들의 뒷모습은 여전히 그날을 기억하는 천안시민 모두의 마음을 울린다. K리그2 20라운드 천안시티FC와 화성FC의 경기는 12일 오후 7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