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부른 손목통증”…손목건초염, IT 라이프스타일 변화 신호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일상화가 손목 건강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젊은 층과 여성, IT 기기 사용 시간이 긴 직군을 중심으로 손목건초염 환자가 늘며 산업과 의료계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손목건초염이 습관적으로 폰을 쥐거나 문고리를 돌릴 때 찌릿한 손목 통증으로 나타난다며, 반복적 자극으로 인한 힘줄의 염증이 주요인이라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기기 사용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며 손목 통증 질환이 성장하는 것을 ‘디지털라이프 시대의 건강경쟁’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손목건초염은 엄지 쪽 손목 부위 힘줄이 반복 마찰돼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라켓·골프채를 주로 쓰는 운동선수, 사무·서비스 등 손을 지속 사용하는 직업군은 물론 출산 후 호르몬 변화로 관절이 느슨한 여성에서도 유병률이 높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화면을 장시간 들여다보거나 손목·엄지를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발병 위험이 올라간다. 통증은 주로 물건을 쥐거나 손목을 꺾을 때 시작되며, 방치 시 압통 및 손목 전반에 만성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진단에는 초음파와 이학적 검사가 동시에 쓰인다. 자가 진단으로 알려진 ‘핑켈스타인 테스트’ 취약성 외에도, 초음파 영상으로 힘줄 염증과 건막 두께, 마찰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의료기기 기업들은 기존 영상진단법보다 해상도가 뛰어난 손목 초음파 장비와 인공지능(AI) 기반 힘줄 추적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다. 의료계는 “기술 진보와 함께 더 빠른 진단·치료과정이 예상된다”며, IT-바이오 연계 검진 시장 확대도 전망하고 있다.
치료는 통상적으로 보존요법, 약물, 국소 주사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손목·엄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보조기 착용 등으로 회복을 유도하는 방침이 일반적이다. 급성기 3주, 만성화 전 2~3개월 이내 진입 시 약물과 주사도 효과를 보인다. 증상 지속·재발 시에는 내시경 기반의 최소 절개 수술도 도입되고 있다. 최근 재생주사·의약품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회복기간이 단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미국, 일본 등 주요 의료기관도 비슷한 질환 트렌드를 보고하며 디지털 기기 사용과 근골격계 질환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국내외 병원 및 웨어러블 의료기기 업체들은 손목 움직임 데이터를 수집·AI로 분석하는 플랫폼을 개발, 예방과 사후관리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손목건초염은 법적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장시간 디지털 기기 사용이 업무환경 표준이 되며 산업안전 및 디지털 웰빙 정책과의 연계 논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 및 보건복지부 등도 원격근무·IT기기 사용자 대상의 근골격계 관리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은 “손목건초염의 최선 방어책은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실제 시장에서 손목 질환 예방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IT 산업·의료계 양쪽에서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