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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에도 금리 인하”…미국 연준, 이례적 결정에 글로벌 시장 혼돈
국제

“증시 활황에도 금리 인하”…미국 연준, 이례적 결정에 글로벌 시장 혼돈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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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9월 17일,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들어 첫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한다. 최근 고용시장 둔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결정은 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경제지표상 경기와 자산시장의 과열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결정에서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최근 ‘일자리 구하기 쉽다’고 답한 미국인 비율이 2020년 이후 최저치(34.1%)로 급감한 점을 인하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노동시장의 약화 신호를 감안, 선제적 통화 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함께 발표된 8월 근원 인플레이션(3.1%)과 GDP 증가율(연 3% 이상)은 연준 목표치(2%) 및 정상 성장 구간을 크게 웃돌았다. S&P500 지수가 올해 들어 24차례 최고가 경신, 4월 대비 35% 이상 급등하는 등 증시의 ‘비이성적 활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금리 인하가 거품 우려를 자극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연준 금리 인하 단행, 증시 활황 속 이례적 결정에 시장 촉각
연준 금리 인하 단행, 증시 활황 속 이례적 결정에 시장 촉각

특히 카슨리서치(Carson Research)가 집계한 20차례 과거 유사 인하 사례에서 S&P500은 1년 후 모두 플러스 수익률(평균 13.9%)을 기록했지만, 인하 직후 한 달 동안은 절반(11번)에서 주가가 하락한 전례가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조정 및 변동성 확대 후 중장기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카슨그룹 라이언 데트릭 수석시장전략가)는 견해와 “과열된 시장에 추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금융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한편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 수요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고, 비트코인은 12만 달러 돌파엔 미치지 못했으나 투자심리는 여전히 높은 상태로 유지됐다. 윙클보스 형제가 운영하는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은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28달러에서 45.89달러까지 급등하는 등 가상자산 관련 종목의 투자 열기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제 주요 매체인 워싱턴포스트는 “현시점 금리 인하는 연준의 오랜 교과서를 벗어난 위험한 실험”이라고, 블룸버그는 “성장과 물가 모두 견조한 상황에서의 이례적 완화”라고 보도했다. BBC와 CNN 역시 “예상 밖의 결정이 단기적 시장 변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내 차익 실현 및 조정,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주·AI 관련 업종 성장, 자산시장 랠리가 증폭될 가능성 모두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미국(USA) 중심의 글로벌 리스크 테이킹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제사회 역시 미국 연준의 정책 전환이 향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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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방준비제도#제롬파월#금리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