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미국 증시, 소비심리 부진 속 기술주 강세에 혼조 마감
12일(현지시각)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소비자심리지수 악화와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린 가운데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소비 심리 부진으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59% 하락한 반면, 나스닥종합지수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이번 증시 흐름은 연말 경기 전망과 대형 기술주의 영향력이 동시에 부각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현지시각 기준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3.78포인트 떨어진 45,834.22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18포인트 내린 6,584.29, 나스닥종합지수는 98.03포인트 상승한 22,141.10으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세웠다. 장 초반 뉴욕증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화 과정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했으나, 투자 심리는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가 55.4로 전달(58.2) 대비 하락하며 위축됐다.

소비심리 악화의 영향으로 산업, 소비재, 경기순환주 등 전통 주도주에는 매도세가 집중됐다. 다우지수 내 비자카드, IBM, 세일스포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머크, 암젠 등이 2% 안팎 약세를 기록했다. 조앤 슈 미시간대 디렉터는 “저소득, 중산층이 경제 환경에 점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빌 애덤스 코메리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말 쇼핑 시즌까지 소비재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반면, 기술주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된 가운데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Tesla)는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분야로의 사업 확장 전망으로 7.36% 오르며 이틀 연속 급등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빅테크 기업들 역시 아마존을 제외하고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반면 최근 단기 급등했던 오라클은 5% 넘게 하락하며 시총 약 1,000억달러 감소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기술, 통신서비스, 임의소비재가 강세를 주도했고, 의료건강주는 1% 이상 하락했다.
콘텐츠 제작사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는 29% 급등세에 이어 16% 넘는 추가 상승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인수 소식이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 인공지능 산업 성장 기대감에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4%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약해진 소비심리와 불확실한 연말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술 산업 중심의 투자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가 0.7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75.7%로 집계됐으나, 최근 수치는 소폭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변동성 지수)는 0.34% 올라 14.76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위축이 연말 소비와 대형주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금리 정책과 기술주 흐름이 향후 증시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USA)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방향에 따라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뉴욕증시의 흐름이 향후 글로벌 증시와 미국 경제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소비 심리 회복과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성장 기대가 상호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