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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승으로 징크스 돌파”…신진서, 쏘팔코사놀 결승→통산 9번째 세계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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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승으로 징크스 돌파”…신진서, 쏘팔코사놀 결승→통산 9번째 세계 타이틀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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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이 흐르는 결승 대국장. 마지막 착점에 시선과 숨결이 쏠렸던 순간, 신진서 9단의 내면에는 지난 실패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그러나 1국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신진서는 2국과 3국에서 흔들림 없는 행마로 흐름을 뒤집었다. 팬들의 환호 속에 그는 한국 바둑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12일 막을 내린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결승 3번기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의 투샤오위 9단을 2대1로 제압했다. 초반 1국에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아쉽게 이어지며 우승 길이 멀어지는 듯 보였다. 앞선 여러 세계대회 결승에서의 징크스가 다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국부터는 신진서 9단이 특유의 두터운 운영과 날카로운 끝내기를 선보이며 상대를 전혀 압박하게 만들었다. 결국 세 번째 국마저 완승으로 장식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역전승으로 징크스 극복”…신진서, 쏘팔코사놀서 9번째 세계 타이틀 / 연합뉴스
“역전승으로 징크스 극복”…신진서, 쏘팔코사놀서 9번째 세계 타이틀 / 연합뉴스

경기 후 신진서 9단은 “징크스는 언젠가 깨질 거라 생각해 부담은 크지 않았다”며 “패한 이후 오히려 마음을 비우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조훈현 9단과 나란히 역대 세계대회 3위 타이 기록을 세웠고, 향후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을 향한 도전에도 청신호를 켰다. 신진서 9단은 2020년 LG배 우승을 시작으로 5년 동안 통산 9개의 세계대회 타이틀을 수확했다. 연평균 2회 우승을 유지한다면, 3년 이내 이세돌 9단(14회), 5년 후에는 이창호 9단(17회)을 추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표팀 내에서 신진서 9단의 연구 열정은 익히 알려져 있다. 홍민표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금도 밤늦게까지 수 읽고 연구에 매달린다”며 “서른 이전에 세계 최고 우승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신진서 9단은 연구회가 끝난 후에도 새벽 2시까지 홀로 남아 연구를 이어가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농심신라면배에서 이창호 9단이 세운 연승 기록도 이미 넘어선 신진서 9단. 그는 “서른 살까지 전성기를 이어가고 싶고, 그 이후에도 세계대회 정상을 계속 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둑계의 역사를 다시 쓰는 이 젊은 기사에게 팬들은 뜨거운 환호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이번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에서 신진서 9단이 이룬 또 하나의 이정표는 2025년 한국 바둑의 자긍심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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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쏘팔코사놀#투샤오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