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회피 성공 착시”…삼천당제약, 리벨서스 복제약 논란 확산
경구용 GLP-1 계열 치료제 시장에서 삼천당제약이 개발 중인 리벨서스 복제약과 관련해, ‘특허 회피’ 표현을 둘러싼 혼선이 업계 내 파장으로 번지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최근 오리지널 신약인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와 생물학적 동등성(약효·흡수율이 임상적으로 동일하다는 의미)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자료에는 최고혈중농도 및 약물 노출량 수치가 오리지널과 100% 수준 일치했다는 결과와 함께, 자체 개발한 S-PASS(흡수촉진제) 기술로 오리지널의 SNAC 특허 회피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기술적으로 삼천당제약은 SNAC 대신 S-PASS라는 독자적 흡수촉진 기술을 활용해,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를 경구 투여 형태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입장이다. S-PASS를 적용한 제네릭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BE Study)에서 오리지널 수준 약효를 통계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업계에 따르면 BE 시험 통과는 동일 성분·함량·투여경로 복제약의 시판필수 단계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보도자료에 포함된 ‘특허 회피’ 언급이 이미 특허 심판 또는 무효화 절차를 거쳐 확정된 것처럼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실제로 신약의 특허 보호기간 중 제네릭이 시판되려면 반드시 해당 국가 특허 규제기관의 별도 승인이나 법적 판결이 필요하다. 즉, 자체 개발 기술로 오리지널의 조성물 특허에 저촉되지 않음을 입증해야 하고, 이 절차의 완료 전 ‘특허 회피’라는 표현은 성급하다는 것이다. 삼천당제약 역시 취재진 질의에 특허 규제기관 승인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경구 GLP-1 제네릭은 국내외 제약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다. 비만·당뇨 주요 치료의 패러다임이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이동하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오리지널 신약의 조성물 특허, 약물전달 기술 특허가 복합적으로 얽혀 신속 시판을 가로막는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특허 분쟁이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천당제약이 언급한 ‘특허 회피’ 전략이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보도자료에 반복된 점을 신뢰 이슈로 꼽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역시 경구 전환 기술 특허, 특허 회피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나, 실제 시판까지는 특허 심판 결과 여부가 결정적 변수”라며 “주가 급등 등 시장 반응은 임상 결과, 법적 검증 따져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발표 직후 삼천당제약 주가가 코스닥 시장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 기대감이 과열됐다는 평가가 많다.
규제 측면에서는 제네릭 생동성시험 결과가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시장정보 불균형과 오해 소지가 잇따른다. 한국거래소도 “임상 결과 공시는 의무는 아니나, 주가 급등락 종목은 별도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기술, 법적 검증, 시장 기대의 간극이 좁혀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진보와 윤리, 제도적 투명성이 바이오산업의 신뢰 확보에 필수 조건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