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정비 축소 갈등 고조”…한국GM, 서비스 재편→노사 충돌 심화
한국GM이 내년 2월을 기점으로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하자, 노동조합이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직영 정비 조직의 구조조정을 서비스 네트워크 효율화로 보는 사측의 관점과, 한국 사업장 제조·서비스 기반의 약화로 인식하는 노측의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비 거점 축소가 향후 브랜드 신뢰도와 고객 서비스 품질, 나아가 한국GM의 장기 사업 의지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서울 영등포구 쉐보레 직영 서울서비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영 정비센터 폐쇄를 저지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제너럴모터스 본사가 직영 정비센터 폐쇄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하며, 직영망 해체가 일자리 축소 차원을 넘어 한국GM의 제조와 애프터세일즈 서비스 기반을 근본부터 흔드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군산공장과 부평2공장 폐쇄 사례를 거론하면서, GM의 조치가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 철수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기됐다. 노조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직영 정비센터 폐쇄를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인천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인천본부, 인천지역연대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 방침을 규탄하고, 유정복 인천시장과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비센터가 자리 잡은 지역사회와 연대해 고용 문제와 지역경제 파장까지 의제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직영 센터에는 숙련 정비 인력과 서비스 상담 인력이 집중 배치돼 있어, 폐쇄 과정에서 이들이 협력망으로 분산되거나 다른 직무로 이동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경우 상당한 노동시장 충격과 전문 인력 이탈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노조 측에서 제기된다.
한국GM은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방침에 따른 구조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애프터세일즈 업무와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하고, 2월 15일부로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일정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후 고객 서비스는 전국 380여 개 협력 서비스센터를 축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직영 인력을 한국GM 내 다른 직무로 재배치해 고용 영향 최소화를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비 인프라의 양적 기반을 협력망 중심으로 전환하고, 직영 조직을 슬림화해 비용 효율성과 운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경영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직영 서비스센터의 축소가 브랜드 관리와 고객 경험 측면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직영 센터는 제조사 직속 품질관리 체계를 갖춰 복잡한 보증 수리와 리콜 대응, 신기술 관련 진단 등 고난도 서비스를 수행해온 거점으로 평가돼 왔다. 협력 서비스센터 중심 구조로 전환될 경우, 실제 서비스 품질 관리와 기술 교육, 부품 공급 체계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특히 전동화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확산으로 정비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시점이어서, 제조사 직영망 축소가 중장기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는 한국GM의 한국 사업 지속 의지와 재투자 계획, 노사 간 고용 안정 합의 구조가 복합적으로 얽힐 전망이다. 노조가 직영 정비센터 폐쇄를 군산·부평 공장 구조조정의 연장선으로 인식하는 만큼, 단기간에 갈등이 봉합되기보다는 향후 임단협과 경영계획 논의 전반에 장기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서비스 거점 재편이 단기 비용 절감 이상의 전략적 함의를 지니는 만큼, 노사 모두 서비스 품질과 고객 보호, 지역경제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