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성의 경계”…이경규, 약물운전 인정→사과의 무거운 침묵 남겼다
숨 막히는 도시의 불빛 아래, 이경규는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약물운전 혐의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는 그의 모습은 잔뜩 얼어붙은 표정과 얽힌 한숨 너머 깊은 후회와 침묵으로 채워졌다. 차에서 내린 뒤 휘청이며 걷던 장면, 잠시 멈춰선 순간마다 번민 어린 눈빛이 스쳐갔다. 자신이 저질렀던 실수의 흔적이 유난히 짙게 드리워지던 순간이었다.
이경규는 최근 언론을 통해 약물운전 혐의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속사 ADG컴퍼니는 신속하게 대중과 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경찰조사에 성실히 응하며, 건강 상태와 운전 경위, 모든 사실을 진솔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경규 역시 “스스로 끝없는 반성을 하고 있다”며 “처방약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이 좋지 않다면 운전을 자제해야 했다”고 직접 목소리를 내며 후회와 굳은 다짐을 전했다.

사고는 공황장애와 감기 몸살을 동시에 겪던 날에 일어났다. 병원 진료를 위해 약을 먹고 차를 몰던 중, 강남구 한 골목에서 주차된 버스에 부딪혔다. 차에서 내려 도로를 휘청이며 걷는 모습은 그대로 CCTV에 잡혀 삽시간에 알려졌다. 당황한 차량 운전자들이 급히 움직이며 도로 곳곳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후 이경규는 차를 다른 곳으로 옮겼고, 오랜 방황 끝에 엉뚱한 주차장을 찾아 또 다른 차를 타고 자리를 벗어났다. 추가로 세차장에서도 알 수 없는 움직임, 신호 무시와 후진 중 벽을 들이받는 장면이 이어졌다. 신호등 없는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불법 좌회전까지, 혼란 속에서 여러 교통법 위반이 연이어 발생했다.
경찰은 차량 절도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해 이경규를 검문했다. 현장 검사에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고, 국과수 분석 결과 도로교통법 위반이 적시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처방약이라도 운전에 영향을 주면 약물운전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조사 직후 이경규는 언론에 “앞으로는 약을 복용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절대 운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무거운 침묵이 감도는 시간, 이경규는 자신의 언행과 실수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팬들에게 반복된 사과의 목소리는 어느덧 더욱 차분해졌으며, 스스로 책임의 무게를 견디며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때 누구보다 밝게 무대를 누비던 이경규는 이제 침묵과 반성, 그리고 책임감으로 대중 앞에 서 있다. 앞으로는 한층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곁에 머무르는 많은 이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설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