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엄지 분쇄골절 충격”…박승규, 엔트리 제외→삼성 외야 흔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 들린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박승규가 오른손 엄지에 직격탄을 맞는 순간, 더그아웃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에이스 후라도까지 쉬어가기로 하면서, 삼성은 연패의 그늘 속에 다시 긴장하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한화와의 맞대결을 앞둔 8월 31일, 외야수 박승규와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승규는 전날 경기 중 정우주의 강속구에 오른손 엄지를 맞아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고, 검사 결과 분쇄골절 진단을 받았다. 9월 1일 재검진이 예정돼 있지만, 당분간 복귀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승규는 올 시즌 64경기에서 타율 0.287, 6홈런, 14타점, 5도루, OPS 0.797을 기록해 전천후 외야수이자 득점 루트의 축이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306의 맹타를 이어가며 타선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성장이 한순간에 제동이 걸리면서, 삼성 타순의 무게 자체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마운드 쪽에서도 변화가 이어졌다. 171⅓이닝을 책임진 후라도는 13승 8패, 평균자책점 2.57로 흔들림 없는 선발진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이 과부하 방지 차원에서 짧은 휴식을 권해, 후라도 역시 이날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은 외야의 이성규, 투수 이재익을 긴급히 올렸다.
상대팀 한화 역시 선발 김기중에게 힘을 싣기 위한 전력 조정에 나서 투수 이태양을 2군으로 내렸다. 이처럼 치열하게 흔들리는 전력 변화의 와중에도, 누구보다 상심한 건 현장의 선수들과 팬들이었다.
손가락 끝에서 느껴오는 아픔만큼이나, 무거운 침묵이 벤치에 스며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백’의 무게를 마주하는 순간, 야구는 그저 기록이 아닌 마음의 시련이기도 했다. 계속되는 가을야구 레이스 속, 삼성은 1일 한화 원정에서 새로운 라인업으로 또 다른 해답을 찾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