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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식이요법으로 신장 회복”…삼성서울병원, 회복기 전략 제시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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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염식, 저단백식이 신장 질환 환자의 표준적 관리법으로 여겨져 왔으나, 실제로 지나친 섭취 제한이 신장 손상 후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장혜련, 전준석, 이경호 교수 연구팀은 급성 신손상(acute kidney injury) 동물 및 세포 모델에서 식이 조절 방식이 신장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결과를 향후 ‘환자 맞춤형 영양관리’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허혈성 급성 신손상 생쥐모델에 대해 고염·저염, 고단백·저단백, 고지방·저지방 등 다양한 식이조합이 신장 조직의 재생과 섬유화 진행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세밀히 검증했다. 저염·저단백·저지방 식단을 제공한 그룹에서는 TGF-β(티지에프 베타) 신호전달체계가 과활성화돼 손상 신장의 섬유화(collagenogenesis)가 촉진되고, 염증 반응도 높아져 회복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고염·고단백식 또한 별도의 이익 없이 신세포 증식이 떨어지고, 신세관 손상 및 조직 섬유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무조건 저염·저단백”이라는 통념을 뒤집고, 신장 회복기에는 환자별 생리 상태와 회복 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식이전략이 필요함을 실험적으로 보여줬다. 연구팀은 “일률적인 저염·저단백 제약이 반드시 안전한 선택이 아니며, 임상 현장에선 환자의 신장 기능과 재생 과정, 염증 수준 등을 종합 판단해 영양 처방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의료계에서도 신장 질환 식이관리의 표준화와 개인맞춤화 전략이 주요 이슈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신장 질환 환자 대상 대규모 식이임상과 데이터베이스 기반 조기 예측 모델 연구가 활발하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간 명확한 과학적 근거 없이 제한적 영양원칙이 적용돼 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준석 교수는 “환자가 직접 실천하는 식이관리는 비약물 치료 중 핵심 전략으로, 세밀하게 설계된 영양 가이드가 환자 회복을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세포 및 발달 생물학 프론티어스’(Frontiers in Cell and Developmental Biology) 최근호에 발표됐으며, 향후 임상적 검증과 환자 맞춤 식이준칙 표준화의 과학적 근거축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질적 환자 건강 증진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빅데이터 영양관리 플랫폼 개발에도 파급효과를 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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