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로봇에 신탁 결합”…신한은행, 미래형 시니어 금융 개척
가사로봇이 고령사회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신한은행이 로봇 서비스 기업 클로봇과 지능형 로봇을 활용한 종합재산신탁 융합금융 서비스를 공식화했다. 업계는 양사의 이번 협약이 ‘생활밀착형 로봇+금융’ 접목의 첫 신호탄이자, 시니어 복지와 자산관리 경쟁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5일 클로봇과 ‘가사로봇·금융서비스 융합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클로봇은 병원, 빌딩, 물류 등 산업현장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 로봇 관제(CROMS)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서비스(Chameleon)를 운영하는 로봇 전문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로봇의 생활지원 기능 위에 금융 알림, 자산상담 기능을 접목한다. 대표적으로, 고령층 고객이 가사로봇을 통해 종합재산신탁 현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금융 알림이나 상담을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기술적으로는 클로봇의 로봇 관제 플랫폼이 신한은행의 자산관리 시스템과 연동된다. 이에 따라 시니어 고객이 로봇의 음성 안내, 대시보드, 맞춤형 경고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자산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시 금융상담까지 연결할 수 있다. 기존에는 종합재산신탁이 대면 상담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생활공간에서 비대면으로 접근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모델은 기존 AI 상담앱과 달리, 실제 생활지원 로봇과 금융플랫폼이 직접 융합한 것이 주요 차별점이다.
시장에서는 돌봄·생활케어와 자산관리의 융합이 시니어 금융시장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선 빠른 고령화로 시니어 전용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은행들은 비대면 자산관리, 인공지능 상담 확대에 주력해왔으나, 실물형 로봇과의 본격 협업은 드물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가정용·복지로봇과 연계된 고령자 금융상담, 알림 서비스가 실증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 금융관련 인증, 돌봄서비스 운영기준 등 제도적 진입장벽은 남아 있다. 실제로 금융과 비금융 융합서비스의 경우, 금융권 내부통제와 로봇 운영자 간 역할 분담, 데이터관리 규정이 추가로 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복지서비스와 금융상품이 동시에 제공될 때 이해상충, 정보유출, 인증·책임 소재 등도 논의돼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시니어 대상 융합금융 모델이 정착할 경우 “자산관리·생활지원·복지서비스가 통합된 초고령사회 맞춤형 금융 생태계”가 조기에 구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신한은행-클로봇 협력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