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스 끝판왕을 꿈꾼다”…김효주, AIG 여자오픈 극한도전→시즌 2승 정조준
로열 포트콜 골프클럽의 거센 바람과 스산한 긴장감이 교차하는 아침, 김효주가 링 위로 오르는 복서처럼 다시 한 번 도전의 역사를 쓰려 한다. 스코틀랜드에서 일궈낸 준우승의 기세를 품은 김효주를 향한 시선은 어느 때보다 깊어졌고, 선수 역시 또 한 번 코스를 정복하겠다는 집념을 내비친다. AIG 여자오픈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로, 김효주는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와 시즌 2승 동시 달성을 향해 힘찬 티샷을 날린다.
이번 대회는 영국 웨일스 미드 글래모건에 위치한 로열 포트콜 골프클럽에서 총 나흘에 걸쳐 펼쳐진다. 김효주는 올해 포드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LPGA 투어 CME 포인트 4위, 평균타수 4위(69.88타)로 누구보다 안정감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시즌 내내 보여준 정교한 아이언 샷과 단단한 멘탈은 국내 선수 가운데 으뜸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에서는 아픔도 있었다. 첫 메이저 연장전 패배, US여자오픈 컷 탈락,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기권 등 굵직한 고비를 넘었다.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경험(2014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에는 31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김효주는 최근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특유의 전략적 플레이와 집중력을 뽐내며 준우승을 거머쥐었고, 링크스 코스 적응력에서 한층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로열 포트콜 역시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답게 강풍과 변덕스러운 날씨가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 치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는 코스에서 김효주의 샷 메이킹과 트러블 대처 능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 내다봤다.
국내 선수들의 도전도 거세다. 최혜진은 올 시즌 4개 메이저 중 3차례 톱10에 오르는 완성도를 과시했고, LPGA 첫 승을 위한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다우 챔피언십에서 독특한 호흡으로 우승을 합작한 임진희와 이소미도 개인 첫 우승을 정조준한다. 이들은 강한 바람에도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전했다. 김아림, 유해란 역시 시즌 2승을 겨냥하는 도전자 대열에 올랐다. 2008년과 2012년 AIG 여자오픈을 제패한 신지애도 영국 그린 위에서 다시금 명승부를 노린다. 방신실, 황유민, 이동은, 마다솜, 홍정민 등 신예들까지 국내파 물결이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 강호들의 참가 역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는 2년 연속 우승과 13년 만의 대기록을 노리고 링크스에 선다. 로티 워드는 아마추어 시절 아일랜드 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프로로 데뷔한 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둬 현지 매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포츠 도박업체들은 워드의 우승 확률에 가장 낮은 배당을 책정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 2위 지노 티띠꾼 역시 정상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네 차례 메이저 우승의 사이고 마오, 마야 스타르크, 이민지, 그레이스 김이 뒤를 잇는다. 여러 강자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혼전 구도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관측된다.
메이저 시즌의 마지막 불꽃은 이제 막 지펴지기 시작했다. 현지 관중들은 김효주와 국내 선수들이 펼칠 극한 대결을 숨죽여 지켜볼 예정이다. TV 화면 너머 골프 팬들 역시 바람과 해무 속에서 누가 영광의 퍼트에 성공할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 AIG 여자오픈이 끝난 뒤에도 LPGA 투어는 숨 가쁘게 이어질 계획이다.
링크스의 끝없는 테스트에서 또 한 번 꿈을 향해 걸어가는 이들의 시간. 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은 7월 31일부터 로열 포트콜 골프클럽에서 나흘간 치러진다. 김효주, 그리고 세계 최정상 선수들의 집념과 열정이 그린 위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