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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결승포 작렬”…김휘집, 친정팀전 대형 홈런→NC 8-6 승리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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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결승포 작렬”…김휘집, 친정팀전 대형 홈런→NC 8-6 승리 견인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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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을 불끈 쥔 순간, 여린 미소 너머로 겹겹이 쌓인 고된 시간이 모두 녹아내리는 듯했다. 오랜 슬럼프와 깊은 마음고생 속에서 김휘집이 결연한 결정을 담은 스윙으로 팀에 값을 매길 수 없는 승리를 선사했다. 연장 10회, 결정적 한 방에 NC 다이노스 더그아웃에는 환호와 안도의 숨이 한꺼번에 번졌다.

 

KBO리그 NC 다이노스는 12일 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김휘집의 결승 2점 홈런을 앞세워 8-6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양 팀은 경기 내내 팽팽한 전개를 이어가며, 마지막 순간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접전을 벌였다.

“연장 결승포 작렬”…김휘집, 친정팀전 대형 홈런→NC 8-6 승리 견인
“연장 결승포 작렬”…김휘집, 친정팀전 대형 홈런→NC 8-6 승리 견인

초반부터 두 선발 투수는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다이내믹하게 움직인 공격진 역시 작은 기회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다. 점수가 오르내리는 흐름 속에서 양 팀은 꾸준히 역전을 반복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연장에 들어선 후, 6-6 동점 상황에서 김휘집이 2사 1루 기회를 틀어쥐었다.

 

키움 이강준을 상대로 들어선 김휘집은 방망이에 힘을 실었다. 두 번째로 날아든 낮은 공을 정교하게 밀어쳐, 비거리 130미터의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홈런임을 직감한 뒤 두 팔을 불끈 쥔 김휘집, 그리고 그를 반긴 동료들의 함성은 마치 끝내기 홈런의 순간처럼 구장을 가득 채웠다.

 

경기 후 김휘집은 “중요한 순간에 좋은 홈런이 나와 너무 기뻤다”며 “세리머니가 길어진 점도 헤아려달라. 친정팀을 상대로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려 하는데, 오늘만큼은 주체할 수 없었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공이 눈을 벗어날 때쯤 ‘에라 모르겠다’ 싶어 세게 휘둘렀던 것 같다. 투수의 공을 던진 순간을 제외하곤 그 찰나의 기억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 전, 이호준 감독은 김휘집에게 “높은 공만 건드리는 경향이 있다”는 조언을 남겼다. 김휘집은 이에 대해 “높은 공에서 장타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제는 낮은 공에도 좀 더 집중하려 한다. 감독님의 말을 새기겠다”고 밝혔다.

 

슬럼프 기간을 묻는 질문엔 “무안타가 이어질 때 속상해서 야구를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고, 스스로 아프기를 바랄 정도로 힘들었다”며 “결국엔 선수로서 이겨낼 수밖에 없다. 언젠가 좋은 순간이 올 것이란 믿음으로 하루하루 준비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316을 기록하며 반등한 김휘집. 이날 결승 홈런 한 방은 자신에게도, 팀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됐다. NC 다이노스는 이번 승리로 중위권 순위 다툼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고, 앞으로 이어질 원정 연전에도 자신감을 얻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는 서늘한 기운 위로 희망의 열기가 남았다. 한 번의 스윙이 오랜 인내 끝에 다가오는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NC 다이노스의 다음 경기는 팬들의 기대와 함께 또 다른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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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집#nc다이노스#키움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