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뢰도 역대 최저”…트럼프 외교에 동맹국 우려, 국제 리더십 약화 전망
현지시간 24일, 아산정책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USA) 대통령의 대외 및 경제정책이 미국의 국제적 위상과 동맹 구조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진단은 동맹국들의 신뢰도 저하와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 축소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국정 연설 등에서 밝힌 고율 관세, 반도체 보조금 축소, 이민 강화, 해외 통제 확대 등의 조치가 실제로는 미국 경제와 안보에 긍정적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이 훼손되고 있다”며, 변화된 현실 속에서 일방주의를 지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퓨리서치의 2025년 상반기 조사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은 물론 일본, 한국, 호주 등 전통적 동맹국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눈에 띄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의 경우 트럼프 정책 불신 응답이 91%에 달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 시절보다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연구원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이를 거부할 경우 안보 공약 불이행 경고 역시 동맹 신뢰 약화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자극적인 언행도 문제로 지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인을 “끔찍한 사람들”로 부르고, 프랑스에 대해서는 “지금 독일어를 쓰지 않는 건 미국 덕분”이라고 언급한 일은 해당국에서 강한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며, 외교적 결례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경제 지표 역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4% 상승했고, 6월 민간 고용은 3만3천 명 감소해 2023년 이래 처음으로 하락에 돌입했다. 향후 대중 관세 전면전이 개시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과 전략적 경쟁국들에게도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을 ‘불량배’로 지칭했으며, 유럽 내에서도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 중이다. 스페인 총리가 “중국을 EU의 동반자로 본다”고 밝히는 등, 미국 일변도의 질서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역할을 내려놓을수록 중국·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가 전략적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평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붕괴시킨다면 피해는 미국 자신에게 되돌아올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공공재 제공자 지위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 수호라는 국제적 가치를 실질적으로 실천해야만 장기적으로 공동체 리더십을 되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식 일방주의가 확산될 경우 미국이 과거 누려왔던 압도적 리더십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앞으로 미국의 정책 변화와 실질적 행동에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