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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금빛 퍼올림”…이하은, 235㎏ 신기록 3관왕→아시아 무대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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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금빛 퍼올림”…이하은, 235㎏ 신기록 3관왕→아시아 무대 장악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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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경기장에는 차분한 긴장감과 동시에 결연한 호흡이 흐르고 있었다. 역도 선수 이하은이 힘찬 기합과 함께 바벨을 들어 올릴 때마다, 현장은 흡사 한 편의 무언극처럼 숨조차 삼켰다. 그 끝에 남은 것은 개인 최고 기록 235㎏, 최중량급 3관왕이라는 영예와 자부심이었다. 이하은의 우승은 단순한 메달이 아닌, 한계 돌파의 대명사가 됐다.

 

이번 2025 아시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여자 86㎏ 이상급에서 이하은은 인상 105㎏, 용상 130㎏, 그리고 합계 235㎏으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인상, 용상, 합계 각각의 메달이 모두 이하은의 목에 걸리면서 한국 역도의 저력이 다시금 각인됐다. 경쟁자인 니고라 수보노바(우즈베키스탄)가 합계 228㎏으로 근소하게 뒤를 이었지만, 최정상의 자리는 이하은이 지켜냈다.

“합계 235㎏ 3관왕”…이하은, 아시아주니어역도 최중량급 우승 / 연합뉴스
“합계 235㎏ 3관왕”…이하은, 아시아주니어역도 최중량급 우승 / 연합뉴스

아울러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 모두가 1개 이상의 메달을 수확하며 팀워크의 성과도 뚜렷했다. 주니어 여자 77㎏급 전희수, 유소년 여자 63㎏급 이다연, 여자 최중량급 김체량, 남자 최중량급 김인혁 등은 각 체급별 정상에 오르며 의미 있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김체량은 합계 249㎏으로 세계유소년 신기록을 작성, 아시아유소년선수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상위권 포디움엔 희로애락이 교차했다. 전희수와 김한결(고양시역도연맹)은 77㎏급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올리며 선의의 경쟁을 보여줬고, 남자 94㎏ 이상급 김인혁 역시 인상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용상, 합계에서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각 체급별로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여러 번 불리면서, 그간 쌓아온 땀과 시간이 현장에서 증명됐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끈질긴 집중력과 팀 동료의 응원이 어우러져, 선수들의 잠재력이 이번 대회에서 폭발적으로 드러났다”며 소감을 전했다. 아스타나 경기장에서 울려 퍼진 태극기는 팬들뿐 아니라 현지 관중에게도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다음 아시아 주니어 및 유소년 선수권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각 체급에서 기록을 경신한 대표팀 선수들은 앞으로의 국제 무대에서도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 해의 땀방울이 작은 메달에 응축됐던 밤, 한국 역도 대표팀은 다시 한 번 자존의 무게를 세계에 알렸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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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아시아주니어역도#한국대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