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아니라 관세를 부탁”…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예능 행보·국정 실정 강력 비판
국정 수습 책임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재점화됐다. 국민의힘은 10월 9일 이재명 대통령이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것을 두고 연휴 끝자락까지 공세 수위를 높였다. ‘디지털 대란’ 및 주요 민생 이슈의 책임을 놓고 정권 실정과 대통령 책임론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가운데 두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초유의 디지털 대란에서 적반하장으로 저와 당을 고발하고, 수습책임을 공무원에게 맡긴 채 예능 카메라에 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실을 덮기 위해 위협과 협박을 가하고, 위기를 감추기 위해 선동·왜곡을 일삼는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냉장고가 아니라 관세를 부탁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까지 관세협상을 타결하겠다면서 뒤로는 모든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반미 선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음 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며 “이재명 정권의 실정을 낱낱이 밝히고 무너진 국가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현안을 외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예능에 나와 K푸드 세계화를 자화자찬할 때 K철강과 자동차는 현실이 된 관세 폭탄에 신음했다”고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할 때 전국 709개 행정 시스템이 마비됐고, 프로그램이 방영됐을 때도 복구율은 20%에 불과했다. 현장 공무원이 유명을 달리해 방영 중단 요청이 쇄도했음에도 끝내 예능 프로그램이 전국에 방송됐다”고 말했다.
민생 위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도 언급됐다. 송 원내대표는 “물가·환율·집값·관세 어느 하나 안정된 게 없는데 민생 시스템마저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는 국민적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게 바로 이번 추석 민심”이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정부와 여당도 정쟁보다 차디찬 민생을 돌보라는 추석 민심을 잘 경청했을 것”이라며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협치에 나서야 한다. 본회의에는 여야 합의된 안건만 상정·의결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향후 국정감사에서 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할 계획이다. 여야는 주요 민생 이슈와 디지털 대란 책임 공방을 두고 연휴 후 국회에서 맞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