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희·최준석, 배지 앞선 선 긋기”…뛰어야 산다 우정 흔들림→트레일 결투의 서막
스치듯 내려앉는 가을빛 사이로 방은희와 최준석이 ‘뛰어야 산다’에서 다시 한번 경계의 선을 그었다. 밝게 웃으며 달리던 이들의 얼굴에는 이내 기대와 배신, 그리고 묘한 긴장감이 더해졌다. 한때는 든든한 동반자였던 이들이 순식간에 경쟁자로 변하고, 서로의 숨 소리마저 탐색하며 우정과 승리 사이에서 진심을 내보였다.
이번 방송에서 ‘뛰산 크루’는 강원도 정선의 산길을 배경으로 트레일 러닝 대회의 뜨거운 꼬리잡기 미션에 도전했다. 출발선에선 서로의 선전을 빌던 모습도 잠시, 누가 먼저 배지를 빼앗길까 전장처럼 날이 선 분위기가 감돌았다. 방은희는 최준석에게 추월을 당하자 순식간에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고, “나쁜 XX, 언제는 배지 준다더니”라는 농담이 맞서는 까닭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선 마음의 균열 때문이었다. 또 “무릎 아프다는 말도 거짓말”이라고 망설임 없이 말하며 웃음 속에 서운함을 감췄다.

최준석은 방은희가 금세 자신을 앞지르자 “누나가 발가락 골절이라면서 또 추월하네”라며 당황스러운 속내를 내비쳤고, 서로의 승부욕이 점점 커지며 정선의 산길이 심리전의 무대로 변했다. 해맑게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는 승패가 아닌 본심이 숨 쉬는 대화가 이어졌다.
함께 달리던 슬리피와 조진형 또한 비슷한 변주를 보였다. 서로 의리를 약속했던 두 사람은 ‘질주 본능’ 앞에서 주저 없이 거리를 벌리며 각자의 경쟁심을 드러냈다. 슬리피는 인터뷰에서 현장을 전하며 “형이 같이 뛰자고 했는데, 어느새 혼자 달리고 있더라”고 서운한 마음을 고백했다. 조진형도 “찍을 틈도 없이, 나도 모르게 내 안의 본능이 나왔다”며 자신도 놀란 듯했다. 이처럼 우정과 경쟁, 의리와 배신의 미묘한 감정들은 트레일 러닝 초보들만의 솔직함으로 무대를 채웠다.
전나무숲을 가로지르던 달리기에는 단순한 기록 경쟁을 넘어서, 진정한 관계와 각자의 성장이 베어났다. 꼬리잡기 미션은 출연진 모두에게 낯선 도전이었지만, 웃음과 감동, 때로는 좌절과 성장의 순간으로 확장됐다. 무엇보다 승부욕을 품고 서로의 배지를 바라보던 그들의 진심이 웃음 너머로 깊은 공감을 남겼다.
치열함 속에서도 서툰 응원과 작은 배려, 그리고 번뜩이는 본능의 반전은 방송의 묘미를 더했다. 이번 ‘뛰어야 산다’ 9회는 14일 저녁 8시 20분 방송을 통해 올여름 가장 뜨거운 우정과 경쟁, 그리고 배지 앞에서 흔들린 인간적인 순간들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