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산 고율 관세 인상”…트럼프 대중 발언에 뉴욕증시 6개월 만 최대 낙폭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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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미국(USA)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 인상 예고에 따라 급락세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3.56% 하락하며 최근 6개월 내 최대 폭으로 떨어졌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역시 동반 급락했다. 이번 하락은 미·중 경제 패권 갈등이 재점화됨과 동시에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 결과로 분석된다.

 

현지 시간 기준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 인상 및 추가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더 이상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발언했다.

나스닥 3.6% 급락…트럼프 대중 관세 발언에 뉴욕증시 6개월만 최대 하락
나스닥 3.6% 급락…트럼프 대중 관세 발언에 뉴욕증시 6개월만 최대 하락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에도 미·중 무역 갈등 심화 국면에서 고율 관세와 대중 보복 조치를 반복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중국의 희토류 등 전략물자 통제 강화가 미 경제 안보에 미칠 파장에 대한 미국 측 우려가 누적된 가운데 나왔다. 주요국 투자자들은 미·중 공급망 갈등이 테크 산업과 글로벌 수요에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긴장 속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4.95% 하락, 테슬라 5.06%, 아마존 4.99%, 애플 3.44%, 메타 3.83% 등 대표 빅테크 주가 급락했다. AMD(7.8%), 브로드컴(5.91%) 등 반도체주 역시 피해를 입었다.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경제전문가 라이언 데트릭 카슨그룹 최고시장전략가는 "세계 1·2위 경제 대국의 무역 갈등 재점화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악재로 부각됐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10일째 이어지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정부 인력 감축 절차(RIFs)’ 개시를 알렸다. 셧다운 장기화와 여야 정치 교착이 투자 전망에 불안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8.90달러로 4.24% 하락, 최근 5개월 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 12월물 역시 3.82% 내려 62.73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무역정책 발언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며, 원유 수요 감소 전망과 가자지구 휴전 합의 등에 따른 중동 위험 완화가 동반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000달러선을 다시 돌파했다. 현지 언론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증시 변동성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미·중 갈등의 출구 전략이 불투명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정책, 주요국 경제지표,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등이 추가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조정과 변동성 급등 등 신중한 투자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 시장과 글로벌 무역 구조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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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나스닥#대중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