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독감백신 플루미스트”…소아 인플루엔자 예방 새 전환점 기대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독감백신 ‘플루미스트’가 국내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대한소아감염학회 29회 연수강좌에서 플루미스트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진 교수와 고려대 안산병원 김윤경 교수 등은 비강용 생백신의 임상 효과와 소아 집단면역에서의 역할, 정책적 필요성 등을 집중 조명했다. 업계는 플루미스트의 도입을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체계의 분기점’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플루미스트는 약독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이용한 생백신으로, 주사 방식 대신 코에 분사하는 비침습적 형태가 특징이다. 면역반응 유도 방식이 기존 불활성화 백신과 달라, 코 점막에서 자연 감염에 유사한 면역체계를 활성화한다. 실제 임상 자료에 따르면 2004~2005년절기 5세 미만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약독화 생백신 접종군은 불활성화 백신 접종군 대비 인플루엔자 발생률이 54.9% 낮았다. 또 바이러스주 일치·불일치 상황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돼 경쟁 백신군 대비 우위가 부각되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 플루미스트는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의 접근성을 크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접종 자체의 통증이나 공포감이 적어 소아 접종률 제고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윤경 교수는 “소아에서 비침습적 방식의 예방백신은 지역사회 집단면역 강화를 이끌 실효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플루미스트는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비강 생백신은 미국, 유럽 등에서 소아 중심으로 사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4개월~49세 대상의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를 허가하며, 신속한 도입과 시장 확산 기반이 마련됐다. 다만 성인군 일부에서는 기존 불활성화 백신과의 예방 차이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 알레르기 및 기초질환 보유자의 사용 제한 등 임상 판단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정책·제도 차원에선 2가 이상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동시에 대응 가능한 생백신에 대한 급여 적용 확대·접종권고 반영이 당면 과제로 꼽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의 접종지침 개정, 데이터 기반 장기 예방효과 분석 등도 추후 논의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비강생백신의 상용화가 “어린이 인플루엔자 예방의 새로운 표준을 형성할 수 있다”며, “집단면역 수준과 예방접종 인식 변화를 동시에 자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