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빈민 위해 평생 헌신”…노무라 모토유키 목사 별세
국내 빈민 구호 활동에 헌신해 ‘청계천의 성자’로 불린 일본인 목사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 씨가 94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26일 사망한 노무라 목사의 소식은 7월 28일 푸르메재단이 공식 확인했다. 고인은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고 최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유언에 따라 장례는 별도로 치러지지 않는다.
노무라 목사는 1958년 처음 한국을 찾은 뒤, 일제강점기 잔재와 전쟁 피해를 목격하며 빈민 구호에 뛰어들었다. 그는 자신의 도쿄 자택을 팔아 마련한 7500만엔(약 8억원)의 자금으로 청계천 빈민 지원과 탁아시설 건립 등 다양한 사회운동을 전개했다. 지난 2012년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일본의 과거사에 사죄해 주목받았으며, 이 일로 일본 우익 세력으로부터 위협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라 목사는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도시변화를 사진으로 남겼다. 2006년에는 청계천 등에서 촬영한 2만여 점의 사진 자료를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명예시민이 됐다. 또한 2015년 제1회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인도주의적 활동을 이어왔다.
시민사회는 노무라 목사의 삶을 기리며 그가 남긴 기록과 지원이 한국사회 역사에 큰 의미를 남긴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유족과 푸르메재단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용히 추모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는 빈민 구호의 최전선에서 평생을 보냈으며, 그의 궤적은 한일 양국을 넘어 사회적 연대와 기록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