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카라·난카이 해역 진동, 지각 변동의 경고음”…일본 한달새 450회 지진→한반도 안전지대 흔들리나
짙은 새벽 안개가 깔린 도카라 열도의 바위섬을, 대지의 미세한 전율이 흔들었다. 한 달 새 일본 전국에서는 450차례나 되는 지진이 연이어 포착됐다. 작은 흔들림부터 거대한 경고음까지, 겹겹이 쌓인 지각의 기억이 다시 한번 거대 단층 아래로 웅크렸다.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집중적으로 쏟아진 337회의 지진은, 땅 아래 감추어진 불안의 파동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지진의 핵은 남쪽 가고시마현 바다, 도카라 열도였다. 이곳은 제주도에서 불과 40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거리로, 한반도와 기묘하게 인접한 위치다. 지난 2023년 9월 이후 극적인 잠잠함을 깨고 1년 반 만에 재개된 이 군발 지진은 섬 주민과 인근 운항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일본 기상청은 도카라 주변의 활동이 비정상적이라며 경보를 거듭 내놓고 있다.

숫자는 날카롭게 현실을 말한다. 지난 한 달 간 M2~3 규모 지진이 232회, M3~4는 153회, M4~5에 이르는 것도 48회 기록됐다. 그 가운데 M5~6의 중형 지진이 7회, M6~7의 강진도 4회 발생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흔들림임을 체감케 한다. 만만찮은 진도 1이 294회, 진도 2가 117회, 실제로 사람들의 피부에 닿는 진도 3 이상도 39회에 달했다.
위기는 과거에도 서린다. 일본 열도 남쪽 난카이 해역 역시 오래도록 "잠들지 않는 단층"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난카이 지진은 지난 1300년 간 여러 차례, 때로는 도카이·도난카이와 연쇄로 연동해 일본 사회에 참담한 상처를 남겼다. 684년 하쿠호, 1361년 쇼헤이, 1707년 호에이,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에 이르기까지, 이 계곡 언저리의 단층대는 단 한 번도 완전히 쉬어본 적이 없는 셈이다. 지금은 대지진이 벌어지지 않은 지도 약 80년에 가깝고, 일본 학계에서는 2018년 기준 ‘30년 이내 난카이 지진 발생 확률이 70%를 넘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난카이 해역은 스루가 만에서 규슈 동부를 잇는 해구, 소용돌이치는 필리핀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선이다. 여기서는 팽팽히 긴장된 에너지가 매순간 축적되고, 지질의 작은 변동조차 대파국의 서막이 될 수 있다. 미야자키 현 앞 휴가나다 해역은 수십년마다 M7급의 강진을 배출했고, 이들의 연동은 도호쿠 산리쿠, 치바현 간토까지 그 불안을 확장시키고 있다.
일본 남부 해역을 관통하는 접촉 단층, 기록적인 집단 활동의 빈도는 단순한 자연의 변덕이 아님을 말한다는 우려가 쌓인다. 이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류 한가운데 놓인 한반도도 방심할 수 없는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현실적으로 한일 모두가 더 치밀한 감시와 대책, 그리고 재난에 대한 연대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