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24시간 뒤 운명적 종전”...트럼프 중재, 중동 전운 가라앉나→휴전 진실 공방 속 긴장 고조
길고도 짙은 긴장감이 서린 6월의 중동. 먼지와 열기로 이글거리는 사막 하늘 아래, 갈등의 도시는 전운을 머금은 채 숨을 죽이고 있다. 이 장면을 가른 것은 한 줄기 중재 소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의 이목이 이스라엘과 이란 그 경계에 꽂혀 있을 때, 드디어 ‘종전’의 문턱을 공식 선언하며 그 운명적 한줄기를 드리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3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양국이 ‘전면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기쁜 듯 알렸다. 3단계의 정교하게 짜여진 플랜, 먼저 이란이 12시간, 이어 이스라엘이 12시간 조용히 무기를 내려놓는 순차적 휴전. 예정대로라면, 이란의 휴전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24시간 뒤에 중동의 비극은 ‘12일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역사 속 침묵으로 사라질 터다.
![이스라엘-이란-미국 정상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왼쪽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24/1750730489473_171719123.webp)
트럼프는 “이번 충돌이 장기전이 아닌 단기, 국지전으로 멈췄기에 심연의 마지노선을 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자신감을 실어 이번 중재의 평화적 상징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동시에 NBC와의 인터뷰에서는 “양국 모두가 이 평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 단언했다.
하지만 이 평화의 숨결은 아직 현실로 닿지 않은 듯하다. 이란 정부는 트럼프의 공식적 단언 이후에도 “휴전 합의는 아직,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이 선결조건”임을 줄기차게 표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인사가 “공식 휴전 동의”를 표했으나,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측은 “이란이 먼저 공격을 멈춘다면 우리도 뒤따르겠다”고 신중모드에 머문 채, 각국 정상들의 고도의 수싸움이 응축된 하루가 끝없이 반복되고 있다.
두려움과 격정이 교차한 참극의 서막은 6월 12일, 이스라엘의 전격적 핵시설 공습에서 출발한다. 곧 이어진 21일, 미국은 이란의 포르도 등 주요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로 타격했고, 23일엔 이란이 카타르 미국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쏘아 응수했다. 그러나 이 거친 충돌의 와중에도, 이란은 미국과 카타르에 사전 공지를 하며 분쟁의 폭을 ‘기지 공격’으로 제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조율행위에 감사를 표했고, 양측 모두 파국 대신 ‘선제적 확전 방지’라는 행복한 착각에 기대고 있다.
만약 예정대로 휴전이 현실화된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능력에 일정 수준의 손상을 남기고, 시간표를 유예하는 데 성공한 셈이 될 수 있다. 중동 전체에 또 한 번 출렁임을 선사한 조율의 순간, 이란은 하메네이 체제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동시에 고농축우라늄 등 핵시설 일부를 살려 ‘체제 보전’과 ‘재도전’의 여지도 남겨두었다. 그러나 피로 짙어진 모래 언덕 아래, 언제든 폭풍이 다시 이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지 않는 한, 어떤 휴전도 완전하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불씨는 남아 있고, 그 불씨가 다시 바람에 휘날려 대지를 삼킬지, 인류의 염원이 담긴 평화의 꽃이 필지, 누구도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국제사회는 한 줄 희망과 불안 속에서 이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 지금, 종전이라는 희망의 문턱 앞에서, 또 한 번 중동의 내일이 조심스럽게 숨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