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5년간 혈액제제 59만 유닛 폐기”…백종헌, 이상혈액 정밀 식별 필요성 제기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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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60만 개에 육박하는 혈액 제제가 폐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건·정치권이 정밀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부산 금정)은 8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혈액제제 총 3천534만8천여 유닛이 생산됐으나, 이 중 59만3천여 유닛이 실제 사용되지 못하고 폐기됐다”고 밝혔다.

 

백종헌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10만6천 유닛의 혈액제제가 폐기됐고, 2022년 한 해에만 폐기량이 13만6천 유닛에 달하며 최근 들어 증가세가 뚜렷했다. 같은 기간 헌혈 건수는 해마다 240만 건을 넘기며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혈액 폐기는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폐기 사유별로는 선별검사 결과 이상 판정이 34만4천여 유닛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채혈 과정의 제재와 보관 문제로 각각 24만3천여 유닛과 6천여 유닛이 버려졌다. 혈액 1유닛은 통상 320~400cc로, 전혈 헌혈 1회분에서 3유닛 정도의 혈액제제가 만들어진다.

 

백종헌 의원은 "검사 과정에서 부적격 혈액 판정은 수혈자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절차지만, 헌혈 이후 다량의 혈액이 폐기되는 현실은 헌혈의 의미와 가치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혈자의 선의가 헛되지 않도록 채혈 단계부터 이상 여부를 보다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헌혈 장려 정책과 혈액관리 시스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헌혈 자원자와 수혈 받는 환자 모두를 위한 종합적 대책 확보가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향후 유관기관과 함께 혈액 폐기 저감 방안, 헌혈 및 채혈 시스템 정비 등에 대한 추가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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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헌#대한적십자사#혈액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