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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25 단숨 돌파”…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 결선행→한국 육상 새 역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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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25 단숨 돌파”…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 결선행→한국 육상 새 역사 도전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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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도쿄 국립경기장 한가운데, 첨예한 긴장감과 고요함이 뒤엉켰다. 원정 응원단의 시선과 함께 시작된 단 한 번의 도전, 우상혁은 이국의 빗속을 가르며 2m25 바를 가볍게 넘었다. 결선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우상혁의 미소에는 안도와 투지, 그리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예감하는 빛이 교차했다.

 

2025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은 14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졌다. 경기에는 38명의 출전 신청자 중 35명이 참가해 팽팽한 경쟁을 펼쳤다. 공식 결선 자동 진출 기준은 2m30이었으나, 2m25를 성공시킨 13명의 선수들이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예선이 빠르게 종료된 가운데, 우상혁은 2m16을 2차 시기에서 성공하며 경기 감각을 회복했다. 이어 2m21과 2m25는 각각 1차 시기에서 깔끔하게 돌파해 예선 3위로 결선을 예약했다.

“2m25 단숨 돌파”…우상혁, 세계선수권 예선 3위로 결선 진출 / 연합뉴스
“2m25 단숨 돌파”…우상혁, 세계선수권 예선 3위로 결선 진출 / 연합뉴스

무실패 예선 기록을 남긴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 아카마쓰 료이치(일본)에 이어, 우상혁이 3번째로 결선행에 합류했다. 주요 경쟁자인 해미시 커(뉴질랜드)는 2차 시기 만에 2m25를 넘어서며 공동 5위, 저본 해리슨(미국), 얀 스테펠라(체코)도 함께 결선에 올랐다. 눈여겨보던 디펜딩 챔피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초반 2m16에서 주저앉으며 일찌감치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예선에서 우상혁은 8월에 발생한 종아리 근막 손상에도 불구하고 굳은 의지로 바를 뛰어넘었다. 테이핑 투혼이 엿보인 이날, 팬들의 응원은 더욱 힘있게 전해졌다. 육상 전문가들은 도로슈크, 스테펠라 등 복병의 존재도 언급하며 결선을 향한 2강 구도를 전망했다.

 

우상혁은 세계선수권 3회 연속 결선행을 이어가는 동시에, 한국 육상 최고 순위 레이스를 새로 쓰고 있다. 2017년 런던에서의 경험을 딛고, 2022년 유진 대회 결선 2위(2m35), 2023년 부다페스트 결선 6위(2m29) 등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올해 우상혁은 무려 7개 국제대회에서 전승을 기록했다. 실내(체코 2m31, 슬로바키아 2m28, 중국 난징 2m31), 실외(왓 그래비티 챌린지, 구미 아시아선수권,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이번 대회 출전자 가운데 실외 최고 기록(2m34) 역시 우상혁 개인의 몫이었다.

 

이번 도쿄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우상혁은 한국 육상 사상 첫 실외 세계선수권 우승자로 남게 된다. 동시에 3월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금메달에 이어, 한 해 실내·실외 세계선수권 동시 제패라는 진기록에도 도전한다. 과거 1993년 쿠바의 하비에르 소토마요르 이후 단 한 명만이 이룬 역사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현장 관중도 우상혁의 도약 하나하나에 숨죽이며 함께했다. 선수에서 관객까지, 모두의 시선이 16일 결선을 향하고 있다. 우상혁은 “3월 중국, 5월 한국에 이어 9월 도쿄에서도 기적을 써내겠다”고 각오를 전한 바 있다.

 

평범한 일상을 견디는 마음, 결의에 찬 눈빛, 그리고 다시 띄우는 높이의 꿈.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질 우상혁의 결선 무대는 한국 시간 16일 오후 8시 36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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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세계육상선수권#높이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