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 시스템 미래 재구성”…리플 CEO, 스테이블코인 전환 속도에 글로벌 자금 이동 촉각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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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8일, 미국(USA) 뉴욕에서 열린 팬테라 캐피털 주최 블록체인 서밋에서 리플(Ripple)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가 “금융 시스템의 미래 재구성”을 선언하며, 스테이블코인과 AI가 주도하는 금융 생태계 재편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이번 발언은 향후 글로벌 자금 흐름과 신흥국 금융시장에 직접적 파장을 예고하며,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산업 전환의 맥락에서 눈길을 끈다.

 

이날 서밋은 2013년 시작해 올해로 10회를 맞이했으며, 전 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4조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개최됐다. 회의에는 리플뿐 아니라 비트소(Bitso), 서클(Circle), 오픈FX(OpenFX) 등 주요 디지털 자산 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스테이블코인과 AI 융합의 산업적 미래를 집중 조망했다. 특히 갈링하우스 CEO는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이 전통 금융 구조를 어떻게 대체할지, 새로운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리플 CEO, 금융 시스템 대전환 예고…스테이블코인 자금 1조 달러 이동 가능성
리플 CEO, 금융 시스템 대전환 예고…스테이블코인 자금 1조 달러 이동 가능성

이번 서밋에서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내놓은 전망도 주목된다. 은행은 “향후 3년 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신흥국 은행 예금에서 최대 1조 달러가 이탈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암호화폐 시장을 넘어 현행 국제 금융 질서에 구조적 충격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리플이 최근 발행한 RLUSD 토큰 역시 관련 시장 흐름의 중심에 있다는 평가다.

 

AI와 블록체인의 융합 흐름도 가시화되고 있다. 팬테라 캐피털은 보고서를 통해 “AI와 암호화폐의 결합으로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사하라의 션 렌(Sean Ren), 센티언트의 올렉 골레프(Oleg Golev) 등은 인공지능 기반 온체인 에이전트가 새로운 거래 인프라를 만들며 시장 변화를 견인할 잠재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당사국뿐 아니라 주변국 통화·금융정책에도 도전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존 은행권 의존도가 낮아지면, 특히 신흥국의 자본 유출과 통화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급격한 금융 혁신에 따른 규제 리스크, 시장 불확실성도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서밋이 디지털 자산 주도 질서 재편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도 “전통금융에 대한 도전이 가속화되는 기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AI 기반 금융 인프라가 단기적으로는 혁신 기대감을 높이지만, 내재가치 부재와 투자심리 과열이 언제든 급격한 변동성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금융 생태계가 안정적인 전환을 이룰지, 혹은 불확실성에 흔들릴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서밋이 촉발한 논의가 앞으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투자자와 각국 정책당국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과 AI 결합의 현실화 흐름에 신중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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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스테이블코인#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