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에 막혔다”…한국, 카타르전 0-3 완패→AVC컵 4위로 마감
경기장의 긴장감은 한여름 밤의 열기처럼 서서히 달아올랐다. 하지만 세트가 거듭될수록 코트 위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표정에는 고전의 흔적이 짙어졌다. 단단한 카타르의 벽 앞에서, 가능한 모든 투지는 코트에 남겼지만 여전히 넘지 못할 벽이 있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24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치러진 2025 아시아배구연맹 네이션스컵 3위 결정전에서 카타르에 세트 스코어 0-3(21-25 20-25 23-25)으로 패배했다. 1세트부터 카타르의 위력적인 블로킹은 한국 공격진의 리듬을 무너뜨렸다. 임동혁이 13점, 허수봉이 10점을 올리며 분투했지만, 블로킹 득점 3-12의 격차는 시종일관 흐름을 내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상기시켰다.

특히 마지막 3세트는 승부의 방향을 가늠할 만한 치열함으로 채워졌다. 23-23까지 팽팽히 맞서던 순간, 이우진과 차영석의 결정적인 공격마저 카타르 블로킹에 막혀버리며 결국 세트와 승리는 아쉽게도 건네지고 말았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카타르의 강한 조직력과 힘에 밀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기록지에는 패배가 남았지만, 흔들림 없는 응원은 경기장 안팎을 가득 채웠다. 팬들은 경기 직후 SNS를 통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다음 무대를 기대한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로 대표팀을 격려했다. 지난해 3위에 올랐던 자리에서 올해 한 계단 내려앉았으나, 선수들에게 더 단단한 도약의 동력이 됐다.
대표팀은 곧 귀국 후 짧은 휴식을 가진 뒤, 7월부터 브라질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9월 세계선수권 무대를 준비하며 다시 높이 도약할 준비를 한다. 이 여정이 끝과 시작을 반복하는 한, 코트 위의 꿈은 잠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