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U 설계 주도권 노린다”…연세대, AI반도체 혁신연구소 출범
AI반도체 아키텍처 설계 및 신경망처리장치(NPU) 연구가 국내 인재 양성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연세대학교가 17일 연평균 20억원 정부 지원 아래 AI반도체 혁신연구소를 개소하고, 매년 20명 이상의 석박사 고급인재를 배출하는 새 기지로 주목받는다. 거대 데이터 처리와 에너지 효율화가 요구되는 AI반도체 시장에서 아키텍처 설계와 차세대 NPU 기술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분야다. 정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이번 연구소에 국내외 산학 기관, AI반도체 산업계와 연계한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출범을 ‘국내 AI반도체 생태계 확산’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연세대학교 AI반도체 혁신연구소는 기존의 단일 트랙 교육을 넘어 AI 시스템 아키텍처, NPU 컴파일러, AI 가속 컴퓨팅, 인-메모리 컴퓨팅, AI 응용 및 프레임워크 등 5개 연구센터를 설립해 융합형 인재 양성에 나선다. 센터별로 삼성전자,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 대기업과 국내 대표 스타트업들이 실전 연구, 기업 파견·연수, 산학 협력을 진행하며, 산업 현장 요구사항을 교육과정과 프로젝트에 반영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산업계 경력 연구자 및 기업 임직원과 협업하며 실무 역량을 축적하게 된다.

AI반도체 혁신연구소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일리노이대(UIUC)와의 단기 연계 교육과정도 마련했다. 이로 인해 석·박사생들은 첨단 설계와 AI 반도체 실증 경험을 모두 갖추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연세대, 성균관대 등 6개 대학을 AI반도체 거점센터로 선정해, 연간 20억원 내외를 최장 6년(3+3) 간 지원한다. 올 한 해에만 10명, 향후 110명 이상의 고급인재를 위한 트랙이 구축된다. 현재 서울대·한양대·KAIST AI반도체대학원까지 연계한 ‘AI 반도체 인력 성장 사다리’ 청사진도 발표된 상태다.
NPU는 AI 고도화 시대에 필수적인 프로세서로, 데이터센터·모바일 기기·자율주행 등 산업 전반에서 고성능과 저전력 구현의 열쇠로 평가된다. 기존 범용 CPU나 GPU 대비 신경망 연산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고 있어, 미래 반도체 패권의 바로미터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AI반도체 설계 자체 기술, 전용 컴파일러, 병렬처리 효율성 등은 미국·유럽 등 글로벌 선도국에서도 주도권 장악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AI반도체 전문 인재는 그간 극히 적었으나, 이번 혁신연구소 개설로 실전 인재 양성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연구소 출범은 산업계-학계 간 긴밀협력 모델로서, 국내 AI 반도체 소재·설계·플랫폼 기업이 직접 교육과정과 실습에 참여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과 임준서 AI반도체혁신연구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은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학–기업–연구기관이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도 규제 혁신과 데이터 기반 반도체 인프라 고도화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차관은 “AI반도체와 NPU는 지배적 기업이 정해지지 않은 ‘기회의 시장’으로, 산학연 협력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AI반도체와 NPU 기술이 상용화될 시점이 곧 국내 반도체 산업 체질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소가 성장 생태계의 허브로 자리매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