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인권위 진정 기각 배후는”…한석훈 등 조사받아 특검 군내외 외압 의혹 집중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및 긴급구제 신청 기각을 둘러싼 군 인권 의혹과 당시 결정 배경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17일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국가인권위원회 한석훈 비상임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그 전모 해명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서울특별시 소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한석훈 위원은 박정훈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 기각을 둘러싼 결정 사유와 당시 위원회 내 이견, 김용원 위원의 돌발적 입장 변화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 여부에 대해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 팀은 진정과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군인권소위원회 결정 과정에서 특정 인사나 외부의 압력이 있었는지 집중 조사했다. 2023년 8월 박정훈 대령의 인권침해 진정과 긴급구제 조치가 군인권센터에 의해 제기됐으나,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 주도로 같은 달 말 모두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김 위원은 군 인권문제에 비판적 입장이었으나,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를 한 직후 기존 태도를 번복한데 대해 특별검사팀이 수사의 방점을 찍었다.
특히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은 앞서 2일 참고인 소환 조사에서 "김 위원이 갑자기 바뀐 모습에 내부에서도 의구심이 많았고, 이종섭 전 장관과의 통화 사실이 밝혀지면서 통화가 태도 변화의 원인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진술해 외압 논란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이명현 특검은 이날 '멋쟁해병'으로 알려진 단체 대화방과 관련, 이미 국회 위증교사 혐의로 고발된 전직 해병 이관형 씨 또한 6일 만에 다시 불러 조사했다. 이관형 씨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 간의 연결 고리를 캐묻는 질문에 대해 "올해 4월 16일 이종호와 술자리에 있었고 특검이 가동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이종호를 전화로 연결해준 적이 있다"며 "두 사람이 약 10초 정도 통화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과 이종호 대표가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10초짜리 통화 외에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고, 특검팀은 두 인사 간의 실질적 연계성 및 조직 내외 인맥 흐름도 함께 조사 중이다.
이번 수사는 해병대 내 부실한 순직 사건 수사 과정을 둘러싼 군내외 외압, 인권 보호 절차 공정성 등 한국 사회의 군 인권 시스템 근간에 강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의 향후 조사 범위 확대와 추가 사법적 판단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추가 인권위 관계자 및 군 외부 인물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