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APEC 계기 방한할 듯”…조현 외교부 장관, 한중 대화 활성화 시사

한국과 중국의 외교 현안이 맞부딪힌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향후 한중 대화가 주목받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출국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방한할 것이라는 관측을 언급했다.

조현 장관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APEC 회의에 시 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에 관해 구체적 내용을 서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 예정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한중 간 협력 관계 발전과 동북아 긴장 완화 방안이 의제에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장관은 “얼마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중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도 듣고, 북한 문제도 한중 간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할 뜻을 내비쳤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 방중 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하지 않은 점에 관해 “우리 정부가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며 “이번에도 그런 방향에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중국의 서해 무단 구조물 설치 논란에 대해 조 장관은 “이웃 국가 간 잘 지내야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은 분명히 지적할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조속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중 관계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시진핑 주석 방한 문제와 북중 협력 동향, 한중 긴장 완화 가능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북한 관련 실질 협력이 논의될 경우 향후 한반도 정세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왕이 부장과 공식 회담 및 만찬을 가진 뒤,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중 고위급 대화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한중관계 관리뿐 아니라 대북 외교 전략 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