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동시 압박에 속수무책”…국민의힘, 내우외환 속 대응 난항
‘3대 특검’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본격화되면서 국민의힘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이 잇달아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받는 데다, 내부 쇄신 문제로 인한 계파 갈등까지 겹치며 대응 체계 구축조차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이른바 ‘3대 특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주요 보수야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검은 이날까지 윤상현, 권성동, 김선교(김건희 특검), 임종득, 이철규(순직해병 특검) 등 5명의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전날에는 2022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여기에 내란특검 수사가 확대되면서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 등 12·3 비상계엄 사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조사 대상이 될 거란 관측까지 나왔다. ‘VIP 격노’ 당일 대통령 집무실과 통화했던 주진우 의원, 참고인 신분인 윤한홍·조은희 의원도 향후 특검 레이더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가 더해졌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정작 특검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조차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수사 대상이 된 인사가 늘어나자, TF 위원장을 임명하는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원내 관계자는 “위원장을 맡을 인물 대부분이 이미 수사선상에 올라 내부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며 “여론에 호소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인적 쇄신과 계파 간 갈등으로 인한 ‘사분오열’의 그림자도 짙다. 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의견조율마저 쉽지 않아, 특검을 겨냥한 일사불란한 방어 논리를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개혁신당과의 공조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준석 대표 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하자마자 특검 수사 타격을 입었고, 특검 압수수색에 대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고 밝히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관심을 꺼달라”며 선을 그으면서다. 천 원내대표는 “우리는 김건희 특검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해, 야권 내 연대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국민의힘을 겨냥한 국고보조금 삭감, 위헌정당 해산 신청 관련 법안 발의에 집중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용 정치 공세에 나섰다는 반응을 내놓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야권의 연쇄 압박에 따른 여론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8월 22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에야 조직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가 끝나야만 특검 대응 TF 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은 이날 국민의힘 내부가 특검 수사와 당 쇄신에 대한 동시다발 압박으로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