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보다 유산소만…” 무리한 다이어트, 무릎연골 손상 우려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급격한 체중 감량을 위해 유산소 운동만 반복하는 사례가 증가하며, 무릎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의료 현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의료계는 “체중 감량 자체보다 우선 근육 유지와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중을 견디는 무릎은 신체 구조상 연골과 인대, 특히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에 의존하는데, 근력이 약할수록 무산소 운동 없이 유산소만 할 경우 연골에 무리가 지속적으로 쌓일 수 있다.
무릎 관절은 압력을 분산하는 데 대퇴사두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근육 강화 없이 체중 감량에만 치중하면 오히려 연골이 반복적으로 손상되고, 궁극적으로 연골이 부드러워지고 마모되는 ‘슬개연골연화증’ 등 다양한 관절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상적인 움직임에도 무릎에는 체중의 수 배에 이르는 하중이 가해지며, 달리기, 점프 등 활동 때에는 그 하중이 8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육이 하중을 충격 흡수하지 못하면 연골에 직접 부담이 전가돼, 장기적으로는 퇴행성관절염까지 진행될 위험도 높아진다.

슬개연골연화증 등 연골 질환은 계단 오르내리기, 장시간 앉았다 일어날 때 뻐근하거나 찌릿한 통증,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연골이 진행적으로 손상될 경우 연골 조직이 실타래처럼 벗겨지는 심한 상태까지 악화될 수 있다. 더구나 기존 퇴행성관절염 환자라면 잘못된 운동 방식이 관절 내 염증과 부종을 악화시켜, 회복이 더뎌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붓고 열감이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연골 손상 또는 관절염 등 질환일 수 있다”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치료는 히알루론산·프롤로주사, 약물 및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처치부터 증상·연골 손상에 따라 관절내시경 등 수술적 치료까지 단계별로 적용된다. 급성 통증 이후엔 대퇴사두근 중심의 근력 운동, 무릎 보호대 등 일상 내 관절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연세스타병원 허동범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체중 감량은 건강한 몸을 만드는 과정이어야 하며, 관절을 희생하는 단기적 목표 달성은 오히려 신체 기능에 장기 위험이 된다”고 진단했다. 또 “통증의 원인이 연골 손상인지 단순 근육 인대통인지 구분이 쉽지 않은 만큼, 반복되는 증상은 방치하지 말고 이른 시기에 전문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건강한 감량과 관절 수명을 위한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산업계는 이번 현상이 비만관리, 정밀의학, 재활 분야 등 바이오헬스케어 융합기술과 연계한 예방 플랫폼, 맞춤 운동 처방 수요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