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짓 경계 흔들린 우정”…김민정·조충현, 섬세한 질투→친구 사이에 드리운 그림자
여름밤 조명이 흐드러지던 스튜디오, 김민정과 조충현, 장유환이 마주 앉은 ‘무엇이든 물어보살’ 현장에는 묘한 긴장과 익숙한 장난기가 교차했다. 평범한 듯 밝은 웃음 뒤에는 단 한 줄의 대화에도 파고드는 우정의 균열, 그리고 솔직한 감정의 미묘함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우짓 하는 친구'를 둘러싼 이날 에피소드의 무게는 예상 이상이었다. 사연자의 절친은 초등학생 때부터 이어진 우정으로 미팅에도 동행했지만, 정작 그 자리에서 사연자의 쌍꺼풀 수술 이력을 은연중에 폭로했다. 이어 "전 남친이 뚱뚱하다고 헤어지자 했어"라며 경쟁 의식을 감추지 않는 발언까지 더해, 사연자는 친구와의 거리감에 서서히 마음을 닫아갔다. 흔한 농담인 듯 던진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깊은 상처임을, 프로그램은 특유의 담담한 시선으로 잡아냈다.

갈등의 끝에는 예상 못 한 반전도 있었다. 사연자가 결국 남성 참가자와 커플이 됐다는 소식에, 친구는 “너 잘 되게 하려고 막 깐 거다”, “한턱 쏴라” 등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하지만 마음속 상처를 감추지 못한 사연자는 “차라리 밥도 사주기 싫다”고 고백하며 오랜 우정에도 쉽게 치유되지 않는 감정의 홈을 드러냈다.
김민정은 “여우짓은 남자들이 진짜 잘 모른다”며 같은 여성의 입장으로 묵직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장유환은 조충현과 정면으로 대화를 펼치며 남녀와 친구 사이의 미묘한 경계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질문을 건넸다. 얽히고설킨 감정의 실타래 위에서 시청자 역시 자신의 우정을 되짚으며 담담한 여운에 젖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결국 마음 한켠의 자존심과 소소한 질투, 커져가는 불신에 흔들리는 친구 사이의 감정선을 애틋하게 그려냈다. 티 없이 순수했던 추억 뒤늦게 밀려오는 서운함이 던지는 질문, "진짜 친구는 어디까지 용기 내야 할까." 작은 고백이 쌓이던 3-1회 에피소드는 유튜브 채널 ‘내 이름은’을 통해 공개돼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