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벤처로 성장동력 찾는다”…정부, 초기 AX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전환
AI 기반 신산업 발굴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투자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초기 단계 AI 스타트업의 성장 정체가 벤처 생태계 전반의 혁신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정부는 장기적·모험적 투자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8일 열린 모험·혁신적 AI 투자 간담회에서 “벤처에서의 경험이 미래 성공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며 “실패를 감수하면서도 도전이 가능한 투자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간담회를 AI 투자 위축기에서의 ‘질적 경쟁 전환’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
배 장관은 LG, SK텔레콤 등 대기업의 AI 연구원·엔지니어 경험을 언급하며 현장에서 체득한 벤처 마인드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학생과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벤처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할 투자, 지원 인프라가 절실하다”며 “최근 AI 시장 위축으로 단기 성과 중심 투자만 몰리고 있어 생태계 다양성이 위기”라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대통령 주재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30조원 이상의 AI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고, 코리아 IT 펀드(KIF) 등으로도 2030년까지 4조3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선 꾸준히 하락 중인 AI 및 벤처 투자의 현주소가 수치로 공유됐다. 올해 1~5월 벤처 투자액은 2조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3년 이내 스타트업 투자는 33.9% 감소했다. AI 스타트업 투자 역시 1분기 건수와 금액이 각각 39%, 37% 감소해, 업계에서는 “오픈AI조차 국내 기준에선 투자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토로가 나온다. 단기 실적 중시 관행이 신생기업의 혁신 추진에 제약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올 4분기 중 ‘이노베이터 챌린지(가칭)’ 등 경진대회를 통한 초기 AI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계획을 내놨다. 모집·평가 단계에서 매출 등 기존 투자 기준 대신 기술력, 비즈니스 모델 혁신성 등 잠재력 중심 선정 방식을 도입해 10팀 내외 최종 기업을 뽑는다. 수상 기업들은 KIF 우선 투자, 기업입주공간·해외IR·창업지원 가점 등 연계 인프라 총력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10월 세부 방침을 안내하고, 12월까지 수상팀 선발을 마칠 계획이다.
글로벌 벤처 투자 역시 변곡점에 있다.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AI,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대규모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모험적 자본이 유입되며, 시장 구조 재편이 가속화되는 반면, 국내는 단기 수익성에 치우친 투자 환경과 규제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중장기 컨설팅·자금지원 체계 혁신이 필요한 시점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실적 위주’ 관행을 탈피한 모험투자 방식이 국내 AI 및 IT/바이오 분야 차별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정부, 통신사, 벤처투자사가 삼각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때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 확보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새로운 투자 생태계가 실제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