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사냥 순간”…신진서, 박정환 완파→슈퍼매치 41회 정상 등극
153수 만에 숨 죽였던 승부가 마침내 끝났다. 바둑TV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긴장 속, 신진서는 특유의 과감한 포석과 집요한 대마 공격으로 박정환을 압도했다. 결승 무대에서 양대 간판의 집중력 싸움은 일찌감치 신진서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1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결승 2국. 바둑계 최정상 랭킹 1위 신진서와 2위 박정환의 맞대결이 이어졌다. 신진서는 초반부터 주도권을 빼앗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상 위에 담아냈다. 특히 상변 백돌을 겨냥한 집요한 공격이 경기 전체의 흐름을 좌우했다.

압박은 대마 사냥으로 이어졌다. 집중력 싸움 끝에 대마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틀어쥐었다. 박정환은 반격을 시도했으나 결정타를 넘어서지 못했고, 신진서는 153수 만에 흑 불계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시리즈 종합 전적 2-0을 완성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승리는 신진서에게 통산 41번째 타이틀을 안겼다. 또한 박정환과의 타이틀전 14번 대결 중 10번째 우승이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신진서는 경기 직후 “작년에 아쉽게 떨어져 올해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했는데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아침 연구한 포석이 실전에서 나와 기분 좋게 출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정환과의 대결은 언제나 끝까지 긴장된다. 하반기에도 내 바둑을 두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진서는 박정환을 상대로 상대 전적 48승 24패, 타이틀전 대결에서는 10회 우승이라는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정환은 지난 5월 LG배 8강에서 신진서를 꺾으며 연패의 고리를 끊었으나, 이번 패배로 다시 2연패의 부담을 안게 됐다.
우승 상금은 7천500만원, 준우승은 2천500만원으로, 신진서는 한국 바둑계 ‘절대강자’의 위상을 거듭 확인했다. 박정환도 특유의 끈기와 집중력으로 현장을 지켰지만 흐름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정적이 흐르는 스튜디오, 반상 위에 쌓인 시간. 두 기사는 마지막까지 서로의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깊은 여운을 남긴 슈퍼매치 결승전, 신진서와 박정환의 대결은 바둑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전했다.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최종전의 장면은 바둑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