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한반도 비핵화 기여해야”…조현-왕이 전화회담, 정상외교 성사 관건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한중 외교장관의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7일 정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약 40분간 통화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포함한 정상외교 성사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이날 양측 통화는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를 앞두고 한중관계 발전과 핵심 현안을 포괄하는 내용으로 집중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과 왕이 부장은 APEC 계기를 양국관계 진전에 중요한 전기로 삼자며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통화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은 물론 한중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실무적 논의가 있었다. 시 주석의 APEC 참석과 연동된 방한 조율을 구체화하기 위해 왕이 부장의 직접 방한 가능성도 다뤄졌다. 다만 왕이 부장과 시진핑 주석의 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양측은 실무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 29일 방한이 유력시되면서 한미중 정상 간의 물밑 조율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미국과 중국 간 별도의 정상회담 일정을 놓고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한중정상회담 일정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외교가에서는 한중미 3각 외교 구도가 한반도 정세와 직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국 외교장관은 한반도 현안을 별도로 논의했다. 왕이 부장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국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현 장관은 “북중관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밀히 소통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조 장관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촉구한 배경에는 중국 리창 국무원 총리의 북한 방문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이 예견되는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중 관계 진전을 포함한 정상외교 흐름이 한반도 비핵화‧안정이라는 공동 과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외교적 셈법이 복잡하게 얽힌 상태에서 한중외교 채널이 정상외교까지 매끄럽게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차기 정상외교 일정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북한 등 한반도 주요국과의 채널을 다각도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한중정상회담 일정이 공식 확정될 때까지 양국 외교라인은 실무 조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